'줌' 유료화에 교사들 "40분마다 끊기니 수업 진행이 안 돼"
비용 지원 요구에 교육당국 "필요 시 학교예산 사용토록 안내"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 국면 속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2학기 개학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에서 널리 써왔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이 유료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교사들은 횟수와 시간 제한 없이 줌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교육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줌 개발사의 방침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라 그간 교육용 서비스 무료제공 방침을 2~3차례 연장해왔다.
그러다 지난 4월 개발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다수 학생이 대면 형태로 수업을 받고 있기 때문에 7월1일부터 '줌 베이직 플랜'으로 전환된다"며 "이에 따라 이용자는 최대 40분 동안 화상회의를 열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들의 말마따나 포스트코로나 학교 일상회복에 따라 원격수업을 진행할 일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을 생중계하는 등 여전히 원격수업 플랫폼이 적지 않게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학급마다 확진 학생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 학생의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각 학교에서는 대체학습 방안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온라인 콘텐츠, 재택학습용 과제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과 학부모들은 격리 중에도 학교 현장의 수업을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실시간 수업 송출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다수 교사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확진 학생들에게 수업 현장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고 있다.
물론 줌 이외에도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화상회의 플랫폼이 있기는 하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온라인클래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학습터, 서울시교육청 뉴쌤, 구글 클래스룸, 마이크로소프트 MS팀즈, 네이버 웨일스페이스 등이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다른 플랫폼보다 시스템 안정성과 편의성이 좋은 줌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간 e학습터, 온라인클래스, 뉴쌤 등 공공플랫폼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교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0%가 화상수업에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줌을 꼽았다. 이외의 플랫폼 이용 비율은 e학습터 10.2%, 클래스룸 7.4%, 온라인클래스 4.8% 수준에 그쳤다.
서울의 한 중학교 A교사는 "그동안 학생과 교사들이 줌 플랫폼에 적응해온 데다 다른 플랫폼보다 줌이 편리해 써왔는데 유료화 되니 40분마다 새로운 주소를 만들어서 수업을 송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업 흐름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중학교 B교사도 "실시간 송출은 교사가 줌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끊기는지 즉각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잊고 있다가 집에서 듣는 학생이 얘기를 하고 나서야 알아차린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이 사용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지난해 줌 유료화가 언급됐을 당시부터 제기됐지만, 당시 교육부 등 교육당국은 해외 특정 사기업 플랫폼을 지원하기 어렵고 학교예산으로도 해당 비용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바 있다.
실제 유료화가 이뤄진 현재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고 e학습터나 온라인클래스 등 공공플랫폼 서비스도 고도화해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줌만이 대안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줌 사용비를 따로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줌 플랫폼이 필요하다면 학교 예산을 사용하면 된다"며 "필요하면 학교별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 안내는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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