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7시간' 무죄 확정, 의혹 제기한 文 정권은 사과해야

조선일보 2022. 8. 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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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간과 방식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대법원이 19일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수시로 했다는 답변서는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장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도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3월 기소된 지 4년 5개월 만이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3명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이라고 했다. 함께 수사 대상이 된 ‘청와대 안에서 굿판을 벌였다’ ‘성형수술을 했다’는 괴담 등은 검찰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실장 등이 상황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국회에 허위 답변서를 제출했다며 기소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서실에서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유·무선으로 (세월호 관련) 보고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대면 보고를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서 내용은 허위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에서 부속 비서관과 관저에 발송한 보고 총횟수, 시간, 방식 등으로 볼 때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는 보고 횟수만 제대로 확인해도 어렵지 않게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검찰과 1·2심 재판부가 청와대 의중에 따라 무리하게 기소하고 재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는 여러 번 조사와 수사로 여객선 불법 증·개축과 화물 과적 등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알려졌을 때는 골든타임이 이미 지나간 뒤였다.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느냐는 별개 문제지만, 그가 그 시각 사고 현장에 있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과 괴담 유포 세력은 박 전 대통령이 잘못해 참사가 벌어진 것처럼 몰고 가려고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대법원 판단으로 이 의혹은 모두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낭비와 혼란을 초래한 문 정권과 괴담 유포자들은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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