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목욕·가발에 법카, 공금으로 가족 우상화, 김원웅의 파렴치

조선일보 2022. 8. 2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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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전 광복회장. /뉴스1

독립 유공자 자녀들 장학금으로 쓸 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2월 사퇴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수억원대 새로운 비리 의혹이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이 재임 2년간 결제한 법인 카드 사용액 7900여만원 가운데 2200여만원이 업무와 무관했다. 빵·김밥·떡볶이 등 간식과 반찬 구입, 편의점·수퍼마켓 사용분이 대부분이었다. 김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약초 학교(인제)와 자택(분당) 반경 1㎞ 내에서 주말에 쓴 것만 추린 게 이 정도다. 김 전 회장은 ‘광복회 법카’를 목욕비, 가발 미용비, 약값·병원비로도 썼다.

또 김원웅 광복회는 2020년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 사업’을 하며 인쇄 업체 H사와 10억6000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시장가보다 90% 이상 부풀린 액수로 광복회에 5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는 게 보훈처 판단이다. 이렇게 출간된 만화책 가운데는 김 전 회장 모친인 전월선 편도 있다. 430쪽으로 백범 김구 편(290쪽)보다 비중 있게 제작됐다. 김 전 회장 출생 장면도 2페이지(7컷)에 걸쳐 소개됐다. 가족 우상화에까지 공금을 쓴 것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독립 유공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며 운영하던 국회 카페 수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퇴했다. 광복회 건물에 가족 회사를 차리고 공문에 광복회장 직인을 찍어 공공 기관을 상대로 영업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공사 구분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이런 김 전 회장이 2년 8개월 광복회장 재임 기간 정의·애국의 사도인 양 반일(反日) 선동에 앞장섰다. “대한민국 역대 정부는 반민족 친일”이라고 매도하고, 이승만·안익태·백선엽 등을 겨냥해 ‘친일파’ ‘민족 반역자’라고 막말을 했다. 불명예 퇴진을 하면서도 “친일 미청산이 민족 공동체의 모순”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군사정권 시절 공화당·민정당 당료로 일한 전력에 대해 “생계 때문이었다”고 변명했다.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팔아 제 잇속을 차리고 광복회를 사조직화한 것도 생계 때문이었나. 순국선열이 비분강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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