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단지에 20兆.. 이재용"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 만들자"

박순찬 기자 2022. 8.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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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후 첫 공식 행보

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자해 ‘삼성 반도체’의 발원지인 경기도 기흥에 세계 최대 규모의 R&D(연구·개발) 단지를 건립한다.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 자산인 반도체에서 후발 주자와의 기술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차세대 선행 기술 확보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5일 이 부회장이 복권(復權)된 이후 첫 공식 행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 캠퍼스 안에서 열린‘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기공식 참석은 이 부회장의 복권(復權) 후 첫 공식 행보다. 이 부회장은 기공식 이후 화성 반도체 사업장으로 이동해 임직원들과 2년 만에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발원지’에 미래 투자

기흥은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시작된 상징적인 곳이다. 이날 행사에선 이병철 선대(先代) 회장이 40년 전에 쓴 글귀도 공개됐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자연적 조건에 맞으면서도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며 ‘반도체’와 ‘컴퓨터’를 지목한 내용이다. 이 부회장도 이를 상기하며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등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10만9000㎡(3만3000평) 규모로 반도체 R&D 단지로는 이미 세계 최대 수준이다. 삼성은 이곳에서 2025년 중순 연구개발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2028년까지 R&D 단지 조성에 총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 한계 극복을 위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국내 소재·장비·부품·설계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동반 진화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장단 회의, 임직원 간담회도

이 부회장은 기공식 이후 화성 반도체 사업장으로 이동해, 반도체연구소에서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요 현안과 리스크(risk·위험 요인),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년 전 반도체연구소를 찾았을 때도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며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임직원들과 만남의 자리도 가졌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2년 만이다. 한 직원이 “출근 전 아내에게 이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약속했다”고 하자, 이 부회장은 이에 흔쾌히 응하고 즉석에서 아내와 직접 영상통화까지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점차 늘려가겠다”며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내식당에서 ‘우삼겹숙주라면’으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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