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장중 1328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의 여파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장중 기준으로 13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328.8원까지 상승(원화 약세)했다가 전날보다 5.2원 오른 1325.9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달러당 환율은 지난 6월 1300원을 돌파한 이후 3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1300원대 고환율이 올해 내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뒤따라 상승해 국내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된다. 국제 유가·곡물가 충격 때문에 지난 6, 7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6%를 넘겼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금융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도 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힐 때까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9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전망하는 9월 금리 인상 폭(0.5%포인트)을 웃도는 수준이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12인 FOMC 위원 중 한 명이다. 시티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향후 3개월 동안 13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리세션)가 발생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이 재차 오를 것으로 본다. 국제 금융가에서는 올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미국에 이어 유럽도 4분기부터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지난 3~5월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했던 중국 경제의 둔화도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진 3.8%로 시장 전망치(4.6%)를 밑돌았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지난 15일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정도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경기 전망도 어둡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최대 10%, 낸드플래시 가격도 최대 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 중 18%(2019년 통관수출 기준)로 비중이 가장 크다.
다만 달러 강세가 세계적 현상이고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대외채무 지급 능력 등 대외 거시건전성이 양호해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올해 중 통화 절상률이 -10%로 일본(-14.9%)·유럽(-10.6%) 등 다른 통화와 비교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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