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방한 때 美투자 약속도 했는데.. 허탈한 현대차

김아사 기자 2022. 8. 1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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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선 당혹스러움을 넘어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이 미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105억달러(약 14조원)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전혀 배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10일 미 의회에 “한·미 FTA 규정 등을 감안해 한국산 전기차가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개정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협회 측은 “한국에선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산 브랜드 전기차에 437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지난 30년간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 130억달러(약 17조원) 이상 투자를 통해 10만명 이상의 미국 근로자를 직간접 고용해 미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아이오닉5, EV6 등이 인기를 끌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치고 올라간 상황에서 급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는 제조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보조금이 판매에 필수 요소”라며 “1000만원가량의 보조금이 사라지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들어설 미국 전기차 공장은 2025년쯤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미국 대신 유럽 등에서 판매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온 배터리 업계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GM·포드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과 합작해 10곳 이상의 배터리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주요 공장은 대부분 내년부터 2025년 사이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합작사 공장에서 만들어진 배터리 역시 중국 배터리 부품이나 중국산 원자재를 쓸 경우 보조금이 줄거나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과 차린 합작사까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탓에 당초 판매 계획이 송두리째 틀어질 우려가 커졌다”며 “향후 대미 투자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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