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이 살아 있기에 '전설'은 죽지 않는다

콜로라도전 홈런 포함 2안타 5타점…세인트루이스 13 대 0 대승 이끌어
빅리그 22년차에 친정팀서 은퇴 앞둬…통산 700홈런 향해 마지막 도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데뷔 후 첫 대타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통산 700홈런 대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푸홀스는 19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6-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 때 대타로 출전해 홈런포를 가동했다.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상대 두 번째 투수인 좌완 오스틴 곰버에 맞서 지명타자인 좌타자 브렌던 도너번 대신 우타자 푸홀스 카드를 꺼냈다.
판단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푸홀스는 곰버의 2구째 시속 149㎞짜리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15일 밀워키전에서 시즌 9~10호 홈런을 때리더니 이날은 시즌 11호포를 생애 첫 대타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개인 통산 홈런 수는 690개. 100년이 넘는 리그 역사에서 푸홀스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배리 본즈(762개), 행크 에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 알렉스 로드리게스(696개)뿐이다. 10개를 더하면 빅리그 역대 4번째로 700홈런 고지를 밟는다. 만루홈런은 통산 16개로 에런, 루스 등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푸홀스는 3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13-0 대승을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세인트루이스는 66승51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를 지켰다. 푸홀스는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동료들과 좋은 조직에서 함께 뛰고, 젊은 선수들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푸홀스는 최고의 오른손 강타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해 22년째 그라운드를 누빈다. 통산 홈런 5위, 타점 3위(2185점), 안타 10위(3350개) 등 다양한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 선정 11회, 실버슬러거 6회, MVP 3회, 골드글러브 2회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된다.
푸홀스는 첫해 신인왕과 함께 MVP 투표 4위에 오를 정도로 강렬하게 출발했다. 2010년까지 매년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다. 2006년과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꼈다. 2012년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달러(당시 환율로 2900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고 새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에인절스에서의 시간은 리그 역사상 최악의 계약 사례로 남았다. 에인절스 통산 기록은 타율 0.256, 222홈런, 783타점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 보낸 ‘아름다운 11년’(타율 0.328, 445홈런, 1329타점)과 정반대였다. 계약 만료를 앞둔 지난해 5월 방출됐고 이웃팀 LA 다저스에서 시즌을 마쳤다. 다저스 소속으로 뛴 85경기에서 홈런 12개를 날리고 데뷔 후 처음으로 도미니칸 윈터리그까지 참여하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다.
푸홀스의 마지막 정착지는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이날 현재 68경기에 나가 타율 0.258, 11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4를 기록 중이다. 이 성적을 유지하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OPS 0.800 이상을 찍는다. 45경기를 남겨둔 터라 700홈런 대기록 달성이 쉽진 않다. 다만 최근 7경기에서 타율 0.526, 4홈런, 11타점, OPS 1.782로 맹타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15-2로 크게 앞서던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마운드에 올라 깜짝 투수 데뷔까지 했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였다. 투수로는 1이닝 27구 3안타(2홈런) 4실점 평균자책 36.00의 기록을 남겼다. 요즘 ‘2023년에도 뛸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푸홀스는 “내년에도 여기 있을 것이다. 관중석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결심을 굳힌 그는 뜨거운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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