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행복이고 기쁨"..'말기암' 음악가의 마지막 연주회
[앵커]
말기암과 싸우고 있는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특별한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동료들도 한걸음에 달려와 의료진과 환우들을 위해 위로와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윤아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말기암 환자들이 모여있는 호스피스 병동.
익숙한 선율에 박수도 치고 사진도 찍고 여느 연주회와 다름없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야윈 팔로 활을 켜는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 정승혜 씨입니다.
2년 전 간세포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 생활로 몸무게가 33kg까지 빠졌습니다.
암은 폐까지 전이됐고 휠체어 없이는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정승혜/바이올린 연주자 : "지금 손가락이 뻣뻣한 데다가 아무래도 암이 있으니까 감각이 둔해요. 그래서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언제일지 모르는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마지막 연주회를 하고 싶다는 연락에 동료들은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이종석/뮤지컬 연출가 : "피를 나눈 가족보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현장과 직장의 동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잊혀지지 않고 함께 할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20년 넘게 유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정승혜 씨.
병마와 싸우면서도 연주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안유주/오보에 연주자 : "몸 아프신 것을 모를 만큼 항상 레퍼토리(연주곡들을) 연구하시고... 매 순간 제일 기억이 남는 선생님입니다."]
[정승용/정승혜 씨 오빠 : "오늘이 마지막 연주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슬프네요. 그래도 많은 분 오셔 가지고 이렇게 같이 해주시고 하니까 감사하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이 납니다.
[정승혜/바이올린 연주자 :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렇게 해서. 음악은 저한테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음악할 때 행복하고, 누군가에게 음악으로 행복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정승혜 씨는 말합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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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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