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펌프장 '늑장 가동·고장'.."침수 피해 커졌다"
[앵커]
충남지역엔 지난 광복절 연휴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청양의 한 배수펌프장이 뒤늦게 가동되고, 또 장비까지 고장나 피해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백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청양에 시간당 최고 70mm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 14일 새벽, 농경지에 들어찬 빗물을 하천으로 빼내는 배수펌프장의 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이 일대 농지의 침수를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폭우 속에서 가동되지 않은 겁니다.
주민들이 황급히 배수펌프장으로 달려갔지만 근무자는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청양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고 3시간이나 지나서야 가동이 시작됐는데 일대 비닐 하우스는 이미 침수된 뒤였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갑작스럽게 호우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상근무자가 다른 배수장 등 작동 후에 이동을 하다 보니…."]
근무자가 부랴부랴 펌프장을 가동시켰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비는 고장 나 있었습니다.
배수펌프장의 핵심 설비 펌프입니다.
바닥에서 물을 끌어올려 하천 쪽으로 배출해주는데요.
집중호우 당시 이 펌프 4개 가운데 이쪽에 있는 3개가 고장 나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장 난 이 배수펌프장은 다른 배수펌프장과 함께 초당 25톤의 빗물을 빨아들여 하천으로 방류하는 역할을 합니다.
농민들은 제때,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배수펌프장이 피해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전수병/피해 농민 : "전화 한 통도 없고 무조건 지금 와서 심의위원회를 거쳐 가지고 보상을 (해준다는) 막막한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더이상 참으려야 참을 수도 없고…."]
당시 폭우로 이 마을에서는 주력 농산물인 멜론과 수박 등 시설 하우스만 340여 동이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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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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