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탈론·근대화론 너머 식민지 공업화의 본질[책과 삶]

도재기 논설위원 입력 2022. 8. 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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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공업사 1876~1945
배성준 지음
푸른역사 | 468쪽 | 2만8000원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이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됐다고 보는 1876년 개항에서부터 1945년 해방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공업화를 살펴보는 책이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공업화의 특성·본질을 분석하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공업화를 언급하면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 논쟁이 떠오른다. 민족주의적 시각에서의 수탈론과 개발경제학적 시각에서의 근대화론의 마찰이다.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식민지는 이민족의 정치권력 탈취와 억압·폭력으로, 식민지의 공업화는 자본과 노동 등의 수탈로 인식된다. 반면 개발경제학적으로는 식민지 인프라 건설 같은 투자와 각종 지원 등에 따른 산업화·경제성장이 강조된다.

‘일제시기 경성 공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수탈론과 근대화론 인식을 모두 넘어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식민지 자본주의의 근대적·식민적 형성이라는 관점으로” 공업화를 다룬다. 식민지 공업의 재생산구조가 식민 본국에 통합돼 있다는 인식 아래 통합의 방식과 재생산구조가 근대적이고 또 식민적이라는 관점이다.

책은 식민지 공업의 형성과 변화 과정, 식민 본국과 통합된 식민지 공업의 재산생구조를 꼼꼼히 파헤친다. 개항과 공업화를 모색한 시기에서 식민지 자본주의·공업이 형성된 시기, 대공황과 소비재 공업을 중심으로 한 식민지 공업의 전환, 태평양전쟁 등에 따른 통제·군수 공업화 등이다.

시기마다 경성과 부산을 중심으로 업종별 인구와 공장 현황·제품 품목과 생산량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다. ‘대한제국기 관영 공장 및 관료 회사 현황’ 등 수록된 표·그림만 100여개다. 박사학위 논문을 기반으로 한 책은 일제강점기를 넘어 근대산업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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