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시간표'대로 짜인 1차 세계대전 시간표..종착점은 어디였을까[책과 삶]
기차 시간표 전쟁
A J P 테일러 지음·유영수 옮김
페이퍼로드 | 240쪽 | 1만6800원
기차를 타고 전장에 나가는 남자와 그를 배웅하며 눈물 흘리는 여자. 전쟁 영화에 흔히 나오는 장면이다. 영화에서처럼 기차는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병력을 동원하고, 물자를 전장으로 실어날랐다. 1914년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더욱 그랬다. 책 <기차 시간표 전쟁>을 쓴 20세기 역사가 A J P 테일러는 제1차 세계대전의 한가운데 ‘기차 시간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기차 시간표’란 말 그대로의 기차 시간표를 의미하기도, 모든 것을 계획대로 수행하는 당시의 사고체계와 행동방식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는 기차 시간표의 의미를 변주하며 당시 유럽국가 지도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차례로 설명한다.
먼저 기차는 전쟁의 시작인 ‘동원’에 없어선 안 될 수단이었다.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먼저 흩어져 있는 사람을 동원해야 했다. 남성들은 동원 명령이 내려지면 약속된 시간에 자신들을 기다리는 기차를 타고 사전에 계획된 목적지로 가야 했다. 기차는 항상 철저하게 준비된 철도 운행 계획에 따라 이동해야 했다. 어떤 변동도, 변경도 불가능했다. 당시 강대국들은 기차 시간표를 기반으로 전시 계획을 세웠다. 그들의 계획은 기차 시간표만큼이나 확실했고 이 계획에 대한 믿음도 공고했다. 그러나 그들의 전략과 달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럽 대륙을 건너던 기차는 멈춰버렸다. 망가진 기차 일정과 마찬가지로, 전쟁 양상도 각국 수뇌부 예상 안에서 굴러가지 않았다. 100만 단위의 사람이 투입되자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아무도 원치 않는 최악의 비극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1914년 7월 말일 멈췄던 유럽 국제선 급행열차는, 6년이 지나서야 다시 그 운행을 재개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16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뒤였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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