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그때 그사람'..국교위 위원장에 '한국사 국정교과서' 인사 거론
박근혜 정부 교과서 국정화 주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 후보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사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교육부가 추진한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역사학자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 속속 등장하자 역사·교육단체는 반발 움직임을 보인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통령이 지명하는 국교위 위원장으로 이 전 총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장은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다른 후보들과 함께 내가 거론되고 있다고는 들었다”며 “아직 확정됐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법정 출범시한을 넘긴 국교위에 위원장을 포함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 5명을 계속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어서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교위 본격 출범을 준비할 가능성은 크다.
이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때 한국사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했다. 또 2011년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장 시절부터 뉴라이트 진영이 요구한 역사교과서 검정 기준을 대거 수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교과서 국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그를 특별고문으로 임명할 때도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교육정책을 좌우하는 요직에 한국사 국정교과서 사태 당시 주요 실무 책임자들이 복귀하면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만 5세 입학’ 논란이 벌어진 직후 물러난 권성연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은 2014년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장으로 재직하며 국정화 찬성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다. 또 당시 ‘국정화 비밀 TF’ 단장을 맡았던 오석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5월 윤 정부 출범 후 진행된 인사에서 영전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박근혜 정권의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선 이배용씨를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교위 위원장에 임명하려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어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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