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당 위신 훼손, 엄정 심의"..경고장 받은 이준석 "푸하하"
자신 아닌 윤 대통령 징계 주장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9일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에게 자중하라는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를 추가 징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리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국내외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과 당원의 기대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내 정치적 자중지란이 지속되는 것은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리위는 “국민의힘이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첩경은 현재의 정치적 위기에 대해 누구의 책임을 묻기 이전에 위기 극복을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집권여당의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는 것”이라고 했다.
윤리위는 “당헌 및 당규에 따라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및 기풍 진작’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중하게 행사할 것”이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원 누구든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있어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의 위신 훼손, 타인의 모욕 및 명예훼손, 고질적인 계파 갈등 조장 등 당원의 품위유지를 위반하고 반복하는 것에 대해 예외 없이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리위 입장문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연일 윤 대통령과 당을 향해 비판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이 전 대표에게 경고장을 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윤리위원은 통화에서 “(이양희) 윤리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절이 싫어서 떠난 중이 계속 절에 있었던 모든 얘기를 밝히면서 당과 대통령을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입장문과 관련해 언론에 “내 워딩은 푸하하하”라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가 자신이 아닌 윤 대통령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MBN에 출연해 “윤리위가 항상 문제 되는 것은 잣대가 고무줄이라는 것”이라며 “예전에 ‘이런 당 없어지는 게 좋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고, 사인 간 대화지만 당대표에게 ‘내부총질’이란 용어를 썼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이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정당은 모든 것을 말로 하기 때문에 발언의 자유는 상당히 크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내 가장 큰 분란을 초래한 언사는 당대표 행동에 대해 ‘내부총질’이라 지칭한 행위 아닌가”라며 “그 문자가 없었으면 (당이) 이 꼴이 났겠느냐”고도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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