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3골 차 끌려가도 몸 던져 '인생 수비' 정태욱 "포기하는 모습 싫어서"

2022. 8. 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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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사이타마(일본) 이현호 기자] 정태욱(25, 대구FC)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대구FC는 지난 1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울산 현대와 2022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를 치렀다. 깊은 부진에 빠져있던 대구는 우승 후보 울산 원정에서 어떻게든 승점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찍이 스코어가 벌어졌다. 대구는 전반 27분과 45분에 각각 마틴 아담, 아마노에게 연속 실점을 내줘 0-2로 끌려갔다. 후반 5분에는 바코에게 헤더골까지 먹혔다. 분위기는 울산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대구가 0-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14분에 울산이 한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다. 엄원상이 오승훈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골대 뒤 울산 서포터들은 엄원상의 득점을 확신한 듯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골키퍼는 제쳤어도 196㎝ 거구 정태욱이 달려오는 건 눈치 못 챘다. 엄원상이 슈팅을 때리기 직전에 정태욱이 발을 뻗어 공을 걷어냈다. 엄원상은 그대로 엎드려 좌절했고, 정태욱은 대구 수비진을 다그치며 정신을 일깨웠다.

스포츠 팬들이 원하는 건 이런 모습이다. 스코어가 몇 대 몇이든, 오프사이드 반칙이 불리든 말든 몸을 날리는 투지 말이다. 정태욱의 인생 수비는 지난 2019년 영국 커뮤니티 실드 맨시티-리버풀 경기에서 나온 카일 워커(맨시티)의 골라인 수비를 연상시켰다.

대구는 울산 원정에서 0-4로 패배하며 연패 수렁에 빠졌다. 가마 감독은 성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곧이어 대구는 일본 사이타마로 이동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을 준비했다. 상대는 전북 현대.

16강전을 하루 앞둔 17일, 대구 선수단 숙소에서 기자와 만난 정태욱은 울산전 수비 장면을 두고 “당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지만 수비수 입장에서 더 이상 실점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승부를 뒤집기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몸을 던졌다”고 돌아봤다.

정태욱은 ACL 16강 전북전에 선발 출전해 혈투를 펼쳤다. 두 팀은 1-1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후반전 내내 근육 고통을 호소한 정태욱은 연장전 시작하자마자 김우석과 교체되어 나왔다. 대구는 정태욱을 뺀 뒤 실점을 내줘 1-2로 졌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원권 대구 감독 대행은 “태욱이는 우리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수다. 근육 상태는 체크해 봐야 알겠지만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며 걱정했다. 이어 “태욱이가 없더라도 우리에게는 백업 선수들이 있다. 잘 준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 K리그 중계화면, 마이데일리 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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