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그때는 혁신이라더니

입력 2022. 8. 1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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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건 안 되네.'

그런데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엔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는 할 수 있지.'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저서 '프레임'에서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레임을 통해 채색되고 왜곡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 당시 민주당은 부정부패와 결별하겠다며 '부정부패 혐의로 당직자가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는 혁신안을 내놨고, 그 결과 총선과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승리했습니다.

당시 '부정부패 등 재보궐 귀책 사유가 있을 땐 해당 선거구에 무공천 한다.'라는 원칙도 포함시켰지만, 지난해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곤 이 당헌을 개정했지요.

그 결과는 잘 아실 겁니다. 국민 혈세 838억 원이 들어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대패를 당했죠.

더불어민주당은 당헌 80조 1항, 부정부패 혐의로 당직자가 기소되면 직무를 정지하는 조항을 개정하려다 백지화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바꾼 것이나 다름없죠.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제외한다고, 그 결정 권한도 당무위원회로 넘겼거든요. 당무위 의장은 당 대표, 그러니까 이대로 가면 이재명 의원이 되니 본인이 기소될 경우 셀프 구제가 가능한 겁니다.

물론 실제로 정치보복성 수사가 이뤄진다면 마땅히 방어수단을 가져야 하겠죠. 하지만 내놓을 때는 혁신안이라며 자화자찬하다가 표를 얻고 난 다음엔 슬그머니 없애버리거나 우회로를 만드는 걸 국민은 어떻게 볼까요.

이재명 지지자들의 당헌 80조 완전 삭제 요구가 4만 5천 명을 넘어섰다는데, 이게 진정 이 의원을 위한 걸까요.

국민이 궁금해하는 건 '정당한 방어막'이냐 '꼼수 방탄'이냐 하는 게 아닙니다. '무소의 뿔같이 우직하면서도 초지일관 변치 않는 진정한 혁신이 맞는가'하는 겁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그때는 혁신이라더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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