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후임에 또 '윤심'으로 새 바람이 불까요

김미나 2022. 8. 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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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정치쇼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정치쇼'는 안 하겠다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 초반대까지 떨어지자, 여권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홍보 분야 참모진 교체설이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선 안 된다.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던 윤 대통령 기자회견 하루 만에 '여권 핵심 관계자발'로 대통령실 개편 소식이 전해진 것도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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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지난 3월 당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던 김은혜 전 의원이 현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보여주기식 정치쇼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지난 8일 수도권 집중호우 ‘재택 지시’에 대한 내부 반응을 물으면 대체로 이런 대답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형식보다 내용에, 보이는 모습보다는 진정성에 방점을 두고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급한 폭우 피해 상황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상황실에서 회의하는 것을 의전이나 쇼로 여겨질까 주저했다는 사실은 아찔했다. 적어도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장애인 가족 참사’ 현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검은색 정장 구두 차림이었던 것은 ‘공감능력 없음’이지 쇼를 피하려는 노력은 아니었다.

대통령실은 ‘정치쇼’를 싫어하는 대통령 지침에 따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또한 평소 출입기자들이 일하는 대통령실 1층에서 간소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형식은 단출했을지 몰라도, 54분간 이어진 기자회견 중 20분을 국정 성과를 부각하는 데 할애한 것은 뜨악했다. 기자회견 주제가 ‘대통령에게 듣는다’였기에, 참석한 기자 120여명과 대통령이 최대한 많은 질문과 답변을 서로 주고받으며 지난 100일간의 성과에 대해 이해하고 소통하는 줄 알았다. 그런 대화에 진입하기 전,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 먼저 20분 동안 들어야 하는 자리인 줄은 상상 못 했다.

‘정치쇼’는 안 하겠다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 초반대까지 떨어지자, 여권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홍보 분야 참모진 교체설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정부 출범 뒤 80여일간 공석이던 홍보기획비서관을 임명했고, 18일 홍보수석과 대변인 교체도 기정사실로 했다. 21일 발표될 신임 홍보수석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당선자 ‘입’ 역할을 했던 김은혜 전 국회의원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윤심’을 등에 업고 경기지사에 도전했다가 석패한 뒤 두달 만에 정치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윤석열 정부의 첫 참모진 교체를 ‘인적 쇄신’으로 보기에 의문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의 주된 이유로 ‘인사 문제’ ‘경험·자질 부족’ ‘독단적·일방적 이미지’ ‘소통 부족’ 등이 꼽히는 상황에서 ‘윤심’의 상징인 인사가 대통령실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를 갖기 쉽지 않다. 대통령실 밖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대통령실 개편이나 내각 인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홍보수석이자 주요 사안을 직접 발표하는 ‘홍보 원톱’ 김 전 의원이 대통령실 내부 그립을 세게 잡을 것이란 관측이 벌써 나온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선 안 된다.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던 윤 대통령 기자회견 하루 만에 ‘여권 핵심 관계자발’로 대통령실 개편 소식이 전해진 것도 심상치 않다. 이번 참모진 개편이 보여주기식이 아니길 바란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추석 밥상에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와야 가을 정기국회 시즌에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새롭게 진용을 갖출 대통령실 2기 참모진의 첫 가시적 목표는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추석 연휴 전 지지율 끌어올리기다. 구체적으론 20% 중반대에 굳어진 지지율을 40%대로 회복시키는 것도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김미나 정치팀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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