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옥션 8월 경매..조선 왕실 태극기, 30억짜리 쿠사마 '호박' 나온다

노자운 기자 2022. 8. 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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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24일 이틀 간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 업체의 8월 메이저 경매가 진행된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국내 화단의 거장 김창열·유영국 등의 대형작을 포함해 총 186억원어치가 출품될 예정이다. 조선 왕실에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 한 점도 새 주인을 찾는다.

먼저 23일에는 서울옥션이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제168회 미술품 경매’를 진행한다. 총 102점이 출품되며 추정가는 약 125억원에 달한다.

야요이 쿠사마 '호박(2004)'. /서울옥션 제공

이번 경매에서 추정가가 가장 높은 작품은 쿠사마의 10호 크기 ‘레드 펌킨’ 회화다. 화면 중앙에 왼쪽이 살짝 올라간 형태의 호박이 묘사돼, 경쾌하고 율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색과 검은색의 무한한 점(dot)과 그물망(net)이 캔버스 전체를 채우고 있다. 2004년작으로, 추정가는 19억~30억원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10호는 근래 출품된 쿠사마의 호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사이즈”라고 전했다.

헤르난 바스 'The forest through the forests(2010)'. /서울옥션 제공

국내 경매에 처음 출품되는 헤르난 바스의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쿠바계 작가인 바스는 미국 마이애미 출신으로, 작품에 항상 미소년을 그려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출품작은 2010년에 제작된 것으로, 우거진 숲속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소년을 묘사했다.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나무줄기는 작은 인물과 대비를 이룬다. 추정가는 3억~5억원이다.

그 외에도 사라 휴즈, 캐서린 번하드, 조르디 커윅 등 세계 미술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국내 회화 중에는 김창열 화백의 1978년작 물방울이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인전을 열었을 당시 전시 포스터에 대표 이미지로 사용됐던 작품이다.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깨끗하고 촘촘한 물방울이 돋보인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은 제작 연도에 따라 값이 몇배씩 차이 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까지 판매된 회화 중 가장 비싼 작품 10점 가운데 8점이 모두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 사이에 제작됐다”고 말했다.

이우환 'Dialogue(2016)'. /서울옥션 제공

이우환의 300호 크기 ‘다이얼로그’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점을 한 번에 긋지 않고 반복적 붓질을 통해 거대한 점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강렬한 붉은 색이 돋보이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15억~20억원이다.

고미술 섹션에서는 광복 77주년을 맞아 출품된 태극기가 눈길을 끈다. 비단에 태극과 4괘가 단단한 실로 엮여있어 과거 조선 왕실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4괘의 위치가 이른바 ‘박영효 태극기’,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의 태극기’와 같을뿐 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쥬이 태극기’와도 동일하다.

서울옥션 8월 경매에 출품된 태극기.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 측은 “왕실에서 사용됐던 것으로 여겨지는 태극기인만큼 매우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며, 우리나라 태극기의 원형을 밝힐 수 있는 연구사적 가치가 높은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정가는 9000만~3억원이다.

이번 경매의 프리뷰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유영국 'Work(1989)'. /케이옥션 제공

다음 날인 24일에는 케이옥션의 8월 경매가 열린다. 총 101점이 출품되며 추정가는 총 61억원에 달한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유영국의 1989년작이다. 현재 국제갤러리에서는 유영국의 20주기 회고전이 진행되고 있는데, 점·선·면 등 기본적인 조형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작가의 고향인 경북 울진의 바다와 장엄한 산, 붉은 태양 등을 묘사했다는 것이 작품 전반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경매에 나온 작품은 초록색 톤으로 그려진 회화다. 완만하게 표현된 능선과 멀리 보이는 하늘, 화면 앞의 나뭇가지 형상이 어우러져 소박하지만 조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정가는 3억2000만~5억원이다.

남춘모 'Beam(2009)'. /케이옥션 제공

박서보·이우환·정상화 등을 이어 한국 단색화의 명맥을 잇고 있는 남춘모·이강소·이배·김태호의 작품들도 이번 경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마친 남춘모의 작품 3점, 올 초 파리 페로탱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이배의 작품 6점, 또 이강소의 100호 회화 1점, 김태호의 회화 2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이배 '표면의 풍경(1996)'. /케이옥션 제공

해외 작가들 중에는 쿠사마를 비롯해 스탠리 휘트니, 우고 론디노네, 요시토모 나라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출품된다.

경매 출품작들은 오는 24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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