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에겐 '부처'였던 아내, 남편 곁으로

이한나 2022. 8. 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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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경 여사 별세..향년 102세
말년까지 남편 예술 대변인역
10호 미만 작은 화폭에 새와 아이를 즐겨 그린 1세대 서양화가 장욱진 화백(1917~1990)의 부인 이순경 여사(사진)가 별세했다. 향년 102세.

장욱진미술문화재단과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 따르면 독실한 불교 신자로 법명이 '진진묘(眞眞妙)'인 이 여사가 지난 18일 입적했다. 1920년 역사학자 이병도의 장녀로 태어난 그는 1941년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에서 유학 중이던 장욱진과 결혼했다.

그러나 그림과 술밖에 몰랐고 창작에 전념한다며 서울대 교수직도 내던진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 책방 동양서림을 차리고 20여 년간 운영하며 5남매를 키웠다.

장 화백은 1970년 불경을 외는 부인을 보더니 덕소 화실로 내려가 일주일간 술도 끊고 아내를 금동불 같은 보살로 표현한 '진진묘'란 작품을 남겼다.

고인은 남편의 별세 이후 마지막 화실이 있던 경기 용인 마북동에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말년까지 남편의 예술세계를 알리는 데 힘썼다. 이후 양주시가 지원해 2014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개관했다.

장욱진이 그린 아내 초상 `진진묘`(1970). [사진 제공 = 장욱진미술문화재단]
백수(白壽)를 맞은 2019년에는 에세이집 '진진묘'를 펴내기도 했다. 고인은 "장 선생이 준 큰 선물은 전시회였다"며 남편이 전시회 날짜를 결혼기념일 또는 이 여사 생일 즈음으로 정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9시.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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