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KT는 1조 콘텐츠 투자, SK는 파격 할인

이재철 2022. 8. 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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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생존경쟁 치열
CJ·KT, 플랫폼·스튜디오 동맹
콘텐츠 투자 역량 합쳐서
넷플릭스 독점에 반기
지식재산 공유해 수익다변화
웨이브, 2개월 무료 1년 이용권
"글로벌 대작은 혼자로는 불가능하다. 양사가 힘을 합쳐 제작하고 OTT 플랫폼을 공유해야 성공한다."

지난달 KT는 자체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시즌'을 CJ ENM의 '티빙'에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시킨 KT가 자체 OTT를 양보하는 대신 CJ그룹과 힘을 합쳐 티빙을 국내 최대 OTT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소식이었다.

양사의 깜짝 합병 발표에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라는 거대 공룡을 상대하려면 토종 업체들이 플랫폼을 단일화해 덩치를 키우고 여기에 보다 풍성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12월 합병이 완료되면 KT그룹의 콘텐츠 사업을 이끄는 KT스튜디오지니가 티빙의 3대주주로 오른다. CJ ENM은 1000억원을 KT스튜디오지니에 투자해 9.1%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상호 연대의 구심점인 KT스튜디오지니를 이끄는 인물은 김철연 대표로 CJ ENM 출신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영우'로 기획·투자·제작 능력을 입증받은 KT의 콘텐츠가 티빙에 안정적으로 제공되고, 국내 콘텐츠 1위 사업자인 CJ ENM·스튜디오드래곤의 콘텐츠가 KT의 1300만 유료방송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근래 보기 드문 좋은 합병"이라고 평가했다. KT 입장에서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대선배인 CJ그룹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해외로 진출시킬 수 있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두 그룹이 응집하는 콘텐츠 제작·투자 역량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T는 지난해 3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미디어·콘텐츠 부문 매출액을 2025년 5조원까지 확대시킨다는 야심에 차 있다. 이 과정에서 주력사를 통해 202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해 제2, 제3의 '우영우'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CJ ENM 역시 2020년 6000억원, 지난해 8000억원 등 매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으로 양사 콘텐츠 투자·제작 역량을 합치면 내년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양사 오리지널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티빙'이라는 OTT 플랫폼 혹은 방송채널인 tvN과 ENA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KT그룹은 ENA를 tvN에 맞먹는 인기 채널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ENA는 '엔터테인먼트'와 'DNA'의 합성어로, KT그룹은 올해 유료방송 채널 브랜드를 'ENA'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 4월 리브랜딩 후 불과 두 달여 만에 오리지널 콘텐츠인 '우영우'를 ENA에 탑재해 대박을 낸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 KT그룹은 9월 1일 그룹 내 손자회사인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를 전격 합병한다. 미디어지니를 스카이TV에 흡수합병하고 새 통합법인이 콘텐츠 투자를 이끄는 방식이다.

KT그룹 내 복잡하게 얽힌 콘텐츠 사업자들이 교통정리가 되면 내년부터 두 그룹은 'CJ ENM-KT스튜디오지니-KT스카이라이프'라는 3개 축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콘텐츠 공동 투자와 제작에 나서게 된다.

CJ와 KT의 동맹 구축으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내주게 되는 '웨이브'(최대주주 SK스퀘어)의 반격도 주목된다.

웨이브는 2019년 9월 OTT 서비스를 시작한 뒤 3년 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물결 모양으로 바꾸고 'JUST DIVE(저스트 다이브)'라는 슬로건을 붙였다.

이와 함께 23일부터 2개월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12개월 이용권'을 정기 상품으로 처음 출시한다. 파격적 할인이 적용된 1년 정기 이용 상품을 도입한 것은 국내 OTT 업체 중 최초로 웨이브 관계자는 "이용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일시적 프로모션이 아닌 정기 상품으로 12개월 이용권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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