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모빌리티 매각 대신 혁신 택했다
(지디넷코리아=김성현 기자)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룹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 상생안을 전달한 지 이틀 만에 주주구성 변경 검토를 멈추고, 모빌리티 사업 성장을 지원하기로 한 것.
이로써 두 달 이상 이어진 모빌리티 매각 논란은 일단락됐다.
카카오는 지난 6월부터 이어온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진행을 철회한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외형 확장 과정을 뒷받침하기로 약속했다. 최대주주로서 사업 운영권을 계속 쥐며, 모빌리티 성장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다.
①"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카카오모빌리티 인수 고려"
매각설은 지지난달 중순부터 흘러나왔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최대주주 카카오(지분율 57.5%)의 지분 처분에 대한 관측이 잇따랐다. 당시 카카오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조합은 즉시 반발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는 지난 6월14일 카카오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조합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매각 얘기가 나온 지 사흘 만에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은 과반노조를 구성했다. 이어 월말과 지난달 초 두 차례 CAC 측과 대화의 장을 꾸렸다.
②"2대주주 전환 검토" "매각, 모빌리티 성장 위해 불가피"
모빌리티 매각 소문에 따른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카카오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배재현 회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분 10%대 매각을 통해 2대 주주로의 지분 변경(step dow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김성수 이사회 의장과 배 CIO는 매각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의장은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가 택시, 대리, 주차 등 사업을 영위한다며 외부 공격이 많은 상황”이라며 “카카오 입장에선 경영권을 놓는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성장을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배 CIO는 “지난 국정감사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사명에서 카카오를 제외하는 방법, 계열사 분리 등을 검토했었다”며 “카카오라는 메신저 플랫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회사가 택시, 대리 사업을 이어 나가는 것을 두고 따가운 시선이 있다 보니, 지분 조정을 피할 순 없었다”고 토로했다.
③"매각 유보 요청" "협의체" "상생"
매각 중단이 급물살을 탄 건 지난달 25일 카카오모빌리티 주요 경영진이 카카오에 매각 유보를 요청하면서부터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수뇌진은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뒤, 사내 매각 반대 입장을 CAC에 전달했다. 협의체는 지난 16일 CAC에 그간 협의 내용을 정리한 상생안을 전했다.
이틀 후 카카오는 매각 대신 상생을 택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성장과 혁신, 그리고 동반과 공유에 강조점을 뒀다.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국민 이동 문제를 해소하겠단 방향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해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④"동반 성장안 구체화"
정리해보면, 카카오는 기업가치 8조원을 웃돈 카카오모빌리티를 매물로 활용하기보다, 누적 가입자 3천만명 이상의 '국민 앱' 카카오택시(카카오T) 서비스의 품질 제고 등 성장,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향후 풀어야 할 숙제는 모빌리티 사업 수익성 개선과 구성원, 택시기사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동반 성장안을 구체화하는 것.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매각 철회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이해관계자들의 대화기구가 지속해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대리운전노조 역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1대주주로 사회적 책임 이행 약속을 끝까지 지켜주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성장 방안엔 시민 편의 증진과 플랫폼 노동자 권익향상, 노동환경 개선 등 담겨야 한다”고 했다.
김성현 기자(sh0416@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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