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히트2', 이용자 부담 덜었다.."과금의 선, 지킬 것"

임영택 2022. 8.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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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넥슨게임즈 박영식 PD, 김의현 디렉터, 박현철 실장
좌측부터 넥슨게임즈 김의현 디렉터, 박영식 PD, 박현철 실장.

“필드 MMORPG 장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 장르가 가진 즐거움을 열심히 공부했고 저 자신이 즐거울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현실이 바쁜 것이 아니라 라인과 전쟁, 과금이 부담돼 그만두는 분들입니다. ‘히트2’를 준비하면서 운영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이런 부분에서 선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게임이 나에게 부담이 돼 그만두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넥슨의 신작 ‘히트2’가 오는 25일 0시 모바일 및 PC 버전으로 국내 시장에 출격한다. 넥슨에게 첫 모바일게임 매출 1위의 영광을 안긴 ‘히트’의 후속작이다. 액션 RPG인 전작과 달리 MMORPG 장르로 변경해 대규모 공성전과 필드 전투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국내 시장의 주류 모바일 MMORPG와 달리 이용자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별도 인터넷방송 크리에이터에 대한 프로모션 없이 자체 후원 기능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용자의 투표로 서버 내 각종 PK 규칙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조율자의 제단’과 자신이 구매한 유료 상품 결제액의 일정 비율이 지정한 크리에이터에게 후원되는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이용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치 모드, 모든 등급의 장비를 거래할 수 있는 개인간 거래 기능도 선보인다. 유료 상품 구성도 최대한 이용자들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했다고 자신한다.

개발사 넥슨게임즈의 박영식 PD는 “클래스 뽑기와 펫 뽑기, 2종의 유료 액세서리 외에 시즌패스와 몇몇 종류의 패키지로 상품을 구성했다”라며 “최대한 선을 지키는 게임으로 만들려고 했고 월에 5~6만원 정도 결제한다고 했을 때 가성비가 좋고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게 (유료 액세서리 상품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김의현 디렉터도 “‘히트2’에서는 이용자의 선택이 다른 이용자의 플레이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대표적인 예로 ‘조율자의 제단’을 통해 PK를 금지하게 되면 거대 길드가 통제를 못하고 성장이 더뎌지는데 이런 식으로 이용자 투표로 풀어갈 수 있게 했다”라고 소개했다.

히트2 게임화면.

“‘히트’는 넥슨게임즈를 탄생시킨 중요한 지식재산권(IP)입니다. ‘히트’의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아쉬움이 컸지요. 더 좋은 모습으로 ‘히트’를 다시 성공시키자라는 생각에 ‘히트2’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히트2’는 원작 ‘히트’의 세계관을 계승했다. ‘히트’는 지난 2015년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돼 넥슨에게 첫 모바일게임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기록을 안겨준 기념작이다. 고품질 그래픽과 액션성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해 2016년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히트2’는 원작 ‘히트’의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간다. ‘히트’의 마지막 장인 ‘잿빛의 날’에서 에다 여신이 세계를 떠나는 시기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신이 떠나면서 축복이 사라진 에르바덴에서 펼쳐지는 군상들의 협력과 갈등, 경쟁을 담았다.

출시 시점에 제공하는 클래스는 ‘대검’, ‘둔기’, ‘쌍검’, ‘지팡이’, ‘보주’, ‘활’ 등 총 6종이다. 테라가드 영지와 트리아 영지, 안겔로스 영지 등 총 3개 지역을 만날 수 있으며 각종 필드 보스를 공략하며 다른 이용자와 협력과 경쟁이 가능하다.

특히 여타 MMORPG와 달리 처음부터 공성전이 개방되며 마법장벽이라는 독특한 장치를 활용한 전략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봉인된 4개의 탑을 다른 이용자와 협력해 개방하면 다음주부터 첫 공성전이 시작되게 된다. 마법장벽의 경우 필드 공성전에서 캐릭터 충돌을 제거한 ‘히트2’에서 이용자들이 힘싸움을 느낄 수 있도록 탑재된 기능이다. 마법장벽을 형성한 캐릭터간 체력을 공유해 일종의 장애물을 형성하는 형태다.

박 PD는 “엔드콘텐츠의 경우 (넥슨게임즈의 전작) ‘V4’가 인터서버에 집중했다면 우리는 길드 콘텐츠와 길드 연합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마법장벽의 경우 일부러 한 두 개만을 형성해 놓은 상황에서 상대방이 중앙으로 들어올 경우 나머지 마법장벽을 한 번에 다 형성해 후속 병력을 차단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차별 요소는 ‘조율자의 제단’이다. 이용자는 보유한 투표권을 활용해 서버 내 PK 패널티와 부활 방식, 필드 PK 가능 여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자신이 속한 서버 내의 여러 규칙을 결정하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보유한 투표권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투표권을 판매해 당장 자신에게 필요한 재화 획득에 활용할 수도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버 내 규칙 결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반면 재력이 충분한 이용자는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투표권을 구매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박 PD는 “조율자의 제단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제시된 의견을 보면 안정적인 형태의 내용이나 혹은 상위 계층에서의 보다 경쟁적인 환경을 유도하는 의견이 나온다”라며 “단순히 머릿수로만 결정을 하면 결과는 뻔할 것이라 생각해 투표권 거래가 도입되면 재미있는 의사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리는 부분으로 투표권이 많이 팔릴지, 어떻게 흘러갈지 우리도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히트2 게임화면.

국내 많은 모바일게임에서 활용되는 인터넷방송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하지 않는다. 대신 게임 내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을 구축해 이용자들이 선택한 크리에이터에게 자신이 결제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후원할 수 있게 했다. 모든 크리에이터가 가능한 동등한 입장에서 게임을 즐기고 후원자에 따라 수익을 공유 받을 수 있는 형태다. 넥슨과 넥슨게임즈는 3개월 간 베타 운영을 통해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이 원한다면 후원 프로그램 자체도 폐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PD는 “크리에이터의 활동을 제한하기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살리고 싶었다”라며 “MMORPG의 꽃인 길드간의 경쟁과 전쟁을 이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에게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경쟁하는 과정에서 경쟁에 참여하는 이를 회사가 직접 지워하는 것이 맞나라는 고민에 보다 투명한 형태를 생각했다”라며 “크리에이터와 별도로 계약해서 진행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이용자 소통도 약속했다. 월 단위의 꾸준한 소통으로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모험가의 편지’를 통해 의견을 접수하고 이를 반영하는데 힘쓴다. 특정한 크리에이터를 선택해 방송하는 형식의 소통도 지양할 예정이다.

박 PD는 “두 차례의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모바일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PC 버전의 품질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서비스 측면에서도 이용자들의 갈증에 대해 파악해 차별화하고 개선하고자 후원 시스템 등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게임이 부담이 돼서 그만두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선을 지키는 게임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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