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尹정부 노동개혁의 수순과 성공 조건

기자 2022. 8. 19. 11: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노동개혁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영국도 마거릿 대처 총리가 개혁에 반대하는 정치인 등에게 "대안이 없다(TINA:There Is No Alternative)"며, 미국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항공관제사 파업에 대해 "공공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다"며 개혁을 밀어붙였다.

실행 주체인 윤 정부는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고 국회가 동의하게 해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前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노동개혁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취임 후 첫 번째 국회 시정연설에서 노동개혁을 천명한 데 이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구체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개혁의 목표가 국부(國富)를 키우고 국민의 소득을 높이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고,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의 문제점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노동의 변화를 말하면서 개혁의 과제도 제시했다. 게다가 정권의 운명을 걸고 추진한 독일의 노동개혁까지 거론할 정도로 개혁에 임하는 각오도 보여줬다. 압도적 여소야대와 지지율 저하로 고전하고 민주노총이 투쟁을 벌이는 상황이기에 비상한 결심을 느낄 수 있었다.

행동으로 보여야 국민은 개혁을 믿는다. 출범한 지 100일 남짓한 윤 정부에 개혁의 성과를 성급하게 기대해선 안 된다. 도중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연이어 터진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불법 파업과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실망한 사람이 많다. 정부의 개혁 의지와 위기관리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노동법 개혁 이전에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작동시켜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개혁을 말해도 믿지 않는다. 강성 노조의 힘에 눌렸던 미국과 영국 등이 독일에 앞서 노동개혁에 성공했던 비결은 법치주의부터 확립한 데 있다.

정부가 앞장서야 개혁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노동 등 3대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 했다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여론을 파악해 초당적·초정파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자 개혁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오해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거론한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국회의원들에게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당신들은 재선돼서 안 된다”고 했다. 영국도 마거릿 대처 총리가 개혁에 반대하는 정치인 등에게 “대안이 없다(TINA:There Is No Alternative)”며, 미국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항공관제사 파업에 대해 “공공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다”며 개혁을 밀어붙였다.

개혁의 성공은 실행력에 달려 있다. 실행 주체인 윤 정부는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고 국회가 동의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정부는 추진체를 만들어 개혁의 전략과 로드맵부터 수립해야 한다. 이 토대 위에서 노사와 전문가들이 개혁 방안을 충분히 토론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결정은 정부가 책임지고 내리고, 각 부처는 한목소리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일괄 개혁이 아니라 단계적 개혁이라면 지속해서 추진되도록 정치·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독일·영국·미국 모두 10년 이상에 걸쳐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진통 속에서 꽃이 핀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개혁을 원했지만, 이전의 정부들도 기득권을 가진 이해관계 집단의 반발로 좌초됐다. 윤 정부는 개혁에 진통이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기득권 때문에 장벽에 부닥친 청년, 일·가정 양립을 할 수 없는 여성, 임금은 적어도 취업하고 싶은 중장년이 많아졌다. 공정과 상식으로 이들의 누적된 고통을 덜어주는 개혁을 한다면 이들은 윤 정부의 원군이 될 것이다. 윤 정부는 자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개혁에 임하기 바란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