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방아

기자 입력 2022. 8. 19. 11:41 수정 2022. 8.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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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음식, 특히 원재료의 냄새를 감추어야 할 음식에 꼭 들어가는 채소가 있다.

향이 강한 풀을 음식으로 먹는 것은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다른 재료의 잡내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지만 맛을 들이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식재료가 되기도 하고 다른 음식의 맛을 돋우기도 한다.

우리가 샹차이나 라우무이에 거부감을 느끼듯이 외국인들은 우리 음식 속의 깻잎에 같은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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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음식, 특히 원재료의 냄새를 감추어야 할 음식에 꼭 들어가는 채소가 있다. 잎 모양은 깻잎과 비슷한데 좀 작고, 꽃의 색은 박하와 비슷한데 꽃이 피는 위치가 조금 다르다. 그 이름은 고유어로는 ‘방아’라고 하고 한자어로는 ‘배초향(排草香)’이라 한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방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하와 헷갈려서 그런가 싶기도 하겠지만 박하는 한자로 ‘薄荷’로 쓰니 아니다. 우리의 발음 습관상 울림소리 사이에 있는 ‘ㅎ’을 발음하지 않다 보니 두 소리가 같아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음식을 처음 접한 이들은 이들의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풀의 독특한 향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샹차이(香菜·xiangcai)’라고, 베트남에서는 ‘라우무이(rau mui)’라고 부른다. 이 풀은 우리 땅에서도 잘 자라 ‘고수’라는 이름도 버젓이 가지고 있고, 우리 음식에서도 종종 쓰인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그 냄새가 빈대 냄새 비슷하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향이 강한 풀을 음식으로 먹는 것은 그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다른 재료의 잡내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풀을 즐기는 이들은 무침, 전, 찌개 등으로도 먹는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지만 맛을 들이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식재료가 되기도 하고 다른 음식의 맛을 돋우기도 한다.

우리가 샹차이나 라우무이에 거부감을 느끼듯이 외국인들은 우리 음식 속의 깻잎에 같은 느낌을 받는다. 깻잎 장아찌를 즐겨 먹는 우리를 보고 왜 나뭇잎을 먹냐고 의아해하는 이도 있다. 어떤 음식이든 그 땅에서 난 재료로 만들어 그 땅의 사람들이 즐긴다면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방아잎을 알게 되면 지천에 깔린 방아가 보인다. 방아의 향을 알게 되면 그 자체의 향은 물론 다른 음식과의 어우러짐도 안다. 모든 음식은 이처럼 알아야 더 맛있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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