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좌우 사안.. 대법, 외교파장 감안 '충분한 심리' 판단

김규태 기자 입력 2022. 8. 19. 11:41 수정 2022. 8. 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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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19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개시에 관한 최종 결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국내외적 외교적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법리적 심리를 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으면서 한·일 관계가 냉각된 후 다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결정을 내릴 경우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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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박진·기시다 만남 :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예방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금화 결정" 관련 배경·전망

文정부때 손배상 인정 판결뒤

양국관계 급속냉각 회복안돼

주심 김재형 대법관 내달 퇴임

이달말 결론·인수인계 갈림길

대법 내부선 기각 가능성 전망

대법원이 19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 개시에 관한 최종 결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국내외적 외교적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법리적 심리를 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으면서 한·일 관계가 냉각된 후 다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결정을 내릴 경우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사건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신일철주금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에 대해 각각 1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이전까지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법원과 우리 하급심에서 패소해왔지만, 2012년 5월 김능환 전 대법관이 일본기업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파기 환송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사법부는 패소한 일본 법원에서의 판결은 우리나라에서 기속력이 없고 신일철주금이 강제동원을 발생시킨 구 일본제철의 손해배상 채무를 승계한다고 판단을 뒤집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양금덕 씨와 김성주 씨 등 5명도 2018년 11월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고 1인당 1억 원가량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후 미쓰비시가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법원은 미쓰비시가 국내에 보유하고 있던 특허권 4건과 상표권 2건에 대해 압류를 결정했다. 이후 압류된 특허권과 상표권을 매각하는 특별현금화 절차를 놓고 현재 대법원 판단이 계류 중인 것이다.

외교적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법원 내부에선 대법원이 미쓰비시의 재항고를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재경지법 부장 판사는 “일본이 반발하고 외교적으로 풀 문제라고 해서 대법원이 이를 고려해 법리를 현실에 맞춰 판결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현직 다른 판사도 “대법원에서 이미 강제징용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을 합리적 이유가 없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의 주심을 맡은 대법원 3부 김재형 대법관이 내달 5일 퇴임하면서 8월 말까지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은 1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전체 강제징용 피해자의 경우 21만8639명에 달한다.

김규태·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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