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광주 복합쇼핑몰 경쟁, 낯뜨거운 K진보정치의 현주소 [여기는 논설실]

백광엽 입력 2022. 8. 19. 11:39 수정 2022. 8. 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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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유통 빅3'(신세계 현대 롯데)의 초대형 오프라인 매장 출점 경쟁이 뜨겁다.

한국 5대 광역시인 광주에 복합쇼핑몰 하나가 없어 뒤늦게 난리법석을 떠는 민망한 장면은 '삼류 정치'의 결과다.

복합쇼핑몰은 분명 경제 문제이지만 광주에서는 예민한 정치문제다.

표만 쫓는 정치권과 달리 광주시민 열명중 여섯명(58%)은 복합쇼핑몰 유치에 찬성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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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서 '유통 빅3'(신세계 현대 롯데)의 초대형 오프라인 매장 출점 경쟁이 뜨겁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를 굳힌지 한참인 상황에서 이례적이고 난데 없는 현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유세때 "전국 어디에나 많은데 유독 광주에만 없다"며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한 지 불과 6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달 초 현대백화점이 미래형 문화복합몰 개발 구상을 밝히면서 테이프를 끊었다. 현대는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더현대 광주' 출점소식을 전했다.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에 버금가는 대규모 미래형 문화복합몰을 짓겠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중이다. 단순 유통소매점을 넘어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등을 갖춘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이라는 게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2만2000개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했다.

현대의 선공에 어제 신세계가 맞불을 놨다. 쇼핑·문화·레저·엔터·휴양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어등산 부지에 짓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300여개 유명브랜드 입점은 물론이고 워터파크,체험형 스포츠시설 등도 갖출 예정이다. 기존 광주신세계 백화점 역시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로 대폭 확장된다. 스타필드 3만명,컬처 파크 5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 공룡' 롯데쇼핑 역시 광주 복합쇼핑몰 전쟁에 뛰어들 채비를 끝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5대 광역시인 광주에 복합쇼핑몰 하나가 없어 뒤늦게 난리법석을 떠는 민망한 장면은 '삼류 정치'의 결과다. 복합쇼핑몰은 분명 경제 문제이지만 광주에서는 예민한 정치문제다. 지역내 지지도가 높은 이른바 진보 정당들이 "전통상권과 지역상인 다 죽는다"며 대형쇼핑몰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내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복합쇼핑몰 유치를 주장하는 게시물은 '편파적 정치 글'이라며 삭제처리되기 일쑤다. '쇼핑몰 유치는 부동산 이슈'라며 게시글 삭제에 항의하는 회원들이 줄줄이 '강퇴'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런 비상식은 자칭타칭 지역맹주인 더불어민주당의 삼류정치 탓에 가능했다. 광주·전남에 복합쇼핑몰, 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추진될 때마다 민주당은 일부 강경파 상인 및 시민단체만 대변했다. 신세계가 2015년 복합쇼핑몰을 추진할 땐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을지로위원회가 압박해 개발계획을 백지화시켰다. 19대 대선을 앞둔 2017년 초에는 문재인·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공개적으로 신세계 쇼핑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의당도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며 복합쇼핑몰 반대운동에 힘을 보탰다.

표만 쫓는 정치권과 달리 광주시민 열명중 여섯명(58%)은 복합쇼핑몰 유치에 찬성입장이다. 20~30대 젊은 층의 찬성률은 70%를 웃돈다. 저급한 정치에 대응해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 등의 시민단체까지 만들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대선때 유치를 공약한 게 복합쇼핑몰 전쟁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온라인을 넘어 메타버스를 꿈꾸는 시대에 때아닌 복합 쇼핑몰 대전은 한 편의 코미디같다. 나쁜 정치의 발목잡기가 없었다면 진즉에 조성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수만개 일자리 창출이 있었을 것이다. '서민 보호'라는 그럴싸한 구호를 앞세운 정치권 시대역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 몫이다. 경제가 힘들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하루하루 버거운 삶을 영위하는 이들일수 밖에 없다.

유통 빅3의 양보없는 출점경쟁은 자유 경쟁의 원리를 새삼 일깨워준다.시장의 창의와 선택을 존중했다면 지금같은 민망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일련의 전개는 서민을 앞세우지만 언제나 서민저격으로 끝나는 K진보정치 위선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백광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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