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22조원으로 실패 교훈 얻어..위워크 창업자의 화려한 귀환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입력 2022. 8. 19. 11:28 수정 2022. 8. 20. 00: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거용 부동산 업체 플로우
사업 시작도 전에 유니콘 가치 평가
실리콘밸리 킹메이커 'a16z'서 투자
[서울경제]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투자 거물로서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8일 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분기 2조1006억엔 순손실에 이어 손실 규모가 50% 가량 늘어났습니다. 동시에 그가 수년 간 공들인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전문으로 하는 비전 펀드에 대한 신뢰도 무너졌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기업 가치 평가가 일종의 거품 속에 있었습니다. 큰 수익을 내던 시절 저는 다소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라며 자신의 투자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손 회장에게 기업 가치 거품으로 인한 투자 실패가 더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비전펀드1의 대표 포트폴리오였던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의 기업 가치가 470억 달러(약 62조원)에서 폭락했을 때였습니다. 위워크가 2021년 기업 공개(IPO)를 했을 때 시가 총액은 90억 달러(약 12조원)에 불과했습니다.

위워크가 왜 이렇게 추락했는가를 따져 보면 당시 위워크는 요새 같은 침체기에는 가장 경계하는 ‘고성장 고비용 구조’를 극대화한 기업이었습니다. 빠르게 지점을 확장하고 멤버십을 저렴하게 팔고 매출을 늘리다 보니 하루에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보는 날도 흔했습니다. 이를 막대한 투자금으로 메꾸는 배짱 영업을 했습니다. 손 회장의 비전펀드는 총 169억 달러(약 22조원)을 위워크에 쏟아부었습니다. 2019년 손 회장은 창업자인 애덤 뉴먼의 경영권을 박탈하기 위해서 그의 지분을 비싸게 주고 샀습니다. 결국 창업자인 애덤 뉴먼은 자기가 가진 기업의 가치가 폭락했는데도 23억 달러(약 3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왔죠. 다만 사업가로서 평판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 애플티비플러스에서 출시한 드라마 시리즈 '우린 폭망했다(We crashed)가 대표적입니다.

마크 앤드리슨이 a16z 공식 블로그에 설명한 ‘플로우’ 투자 이유 / a16z 갈무리

손 회장의 비보가 전해진 지 일주일 뒤인 지난 16일 애덤 뉴먼이 화려하게 귀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애덤 뉴먼이 새롭게 출범하는 주거용 부동산 스타트업 ‘플로우’가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고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에게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넷스케이프 공동 창업자이자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공동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이 애덤 뉴먼의 플로우에 3억5000만 달러(약 46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인데요. a16z는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깃허브 등에 초기 투자해 실리콘밸리에서는 ‘킹메이커’로 불립니다. a16z에 있어서도 이번 투자는 역사상 단일 투자 최대 금액이라고 합니다.

위워크가 처음에 충격을 준 이유가 꼭 틀에 박힌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나 멤버십을 구매하면 번듯한 대기업 이상의 시설과 지리적 위치, 전망에 더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줬다는 게 큰 매력이었잖아요. 이를 이제 주거용 아파트에 도입한다는 생각입니다. 젊은 층의 이주 흐름이 많은 내슈빌, 애틀랜타, 마이애미 등 지역에서 4000여채의 아파트를 구매해서 이를 개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a16z의 투자를 통해 더욱 가속화해 내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앤드리슨은 이사회에도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앤드리슨은 직접 쓴 글을 통해서 미국 내 주거 문제를 언급하면서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화상회의 줌이 미국 가족을 구할 수 있을까요?" , “과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미국 엄마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동시에 앤드리슨은 “애덤의 리더십 논란 중에는 사실도 있지만 그가 오피스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꾼 기업을 이끌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그는 충분히 많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었고 성공에 대한 경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런 사람이 연쇄 창업자로서 기여를 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문화를 투자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손 회장의 큰 돈을 통해 배운 실패의 교훈으로 이제 앤드리슨 호로위츠에서 성공의 경험을 하겠다는 건데요. 이런 아이디어를 꿈꾼 이들이 한둘은 아닐텐데 왜 a16z에서 애덤 뉴먼의 손을 잡았는지, 또 미국 내 주거 문제를 애덤 뉴먼의 플로우가 해결할 수 있을지 상단의 영상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