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술?.. 젊어진 막걸리에 MZ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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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민(34) 씨는 주말마다 지역 전통 양조장이 만든 수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가게를 탐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민속주나 지역특산주가 아닌 막걸리도 전통주 범위에 포함하는 '측면 지원'을 검토하면서 수출을 포함한 막걸리 시장 성장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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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양조장의 변신
젊은층 겨냥 ‘막걸리 펍’ 성업
막걸리+후라이드 ‘막후’ 유행
양조장 부지에 테마파크 설립도
정부, 전통주 포함 세제혜택땐
수출·온라인판매도 급증할 듯
직장인 최민(34) 씨는 주말마다 지역 전통 양조장이 만든 수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가게를 탐방하고 있다. 최 씨는 “예전엔 막걸리가 싸구려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엔 포장도 예쁘고 맛도 다양해져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며 “막걸리도 와인이나 위스키 못지 않은 ‘젊고 힙한 술’이 됐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서민의 술’ 막걸리를 빚어온 전통 양조장들이 젊어지고 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막걸리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자 ‘아재 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층에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 중·후반 막걸리는 일본에서 한류 열풍과 함께 수출이 급증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되고 수입 맥주와 위스키, 와인 등 고급 주류에 밀려 매출액이 급감하는 등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정부가 민속주나 지역특산주가 아닌 막걸리도 전통주 범위에 포함하는 ‘측면 지원’을 검토하면서 수출을 포함한 막걸리 시장 성장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1957년 경기 포천에 설립한 ‘이동주조’는 올 초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젊은 세대를 공략한 막걸리 펍 ‘디이막’을 열었다. 디이막에서는 ‘치맥’(치킨+맥주)과 같이 막걸리에 치킨을 먹을 수 있는 ‘막후’(막걸리+후라이드 치킨)와 함께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선보인다.
이동주조는 지난 1993년 한국 막걸리 업체 최초로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고 수출을 시작해 한때 일본 막걸리 시장의 90%를 차지했다. 이동주조 관계자는 “젊은 세대 공략을 위해 디이막 이외에 다른 식음료(F&B)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라며 “포천 양조 공장 부지에 ‘막걸리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안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막걸리 업체인 ‘서울장수’는 이달 초 주력 제품 ‘장수막걸리’를 12년 만에 새로 단장했다. 장수막걸리를 상징하는 초록색과 함께 제품명을 전면에 배치해 젊은 감각을 입히는 데 집중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1925년 설립한 경기 양평의 ‘지평주조’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한식주점 ‘푼주(PUNJU)’를 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전통 양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전통주에 포함하고, 지역특산주를 전통주에서 별도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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