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정책의 흔적 잇기

입력 2022. 8. 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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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4년간 서울시정을 담당할 시장과 구청장들의 임기가 시작됐다.

구청장들은 지난 12년간 다수를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상당수가 바뀌었고, 서울시장도 형식적으로는 연임이지만 서울시의회가 시장과 같은 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새로운 임기 시작과 비슷한 권력이동의 시대를 맞았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권력이동 상황에서 성공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 정책의 흔적을 이어가되 이를 어떻게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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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4년간 서울시정을 담당할 시장과 구청장들의 임기가 시작됐다. 구청장들은 지난 12년간 다수를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상당수가 바뀌었고, 서울시장도 형식적으로는 연임이지만 서울시의회가 시장과 같은 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새로운 임기 시작과 비슷한 권력이동의 시대를 맞았다. 이런 권력이동의 시기에 쉽게 접하게 되는 이슈는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권력자들의 행태다. 새로운 권력자들은 전임자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과거와 다른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과 함께 새로운 정부의 명칭을 제시하는 것이나 과거 청산이라는 것도 이런 활동의 일환이다.

중앙정부의 경우 국가운영의 이념이나 시스템의 전환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권력이동에 따라 과거와의 일정한 단절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지방정부는 기본적으로 주민 삶과 직결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일이 많은데 정당의 이념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방정부의 경우 권력이동이 발생했다고 해서 새롭게 권력을 잡은 지방정부의 장들이나 의회는 대부분 과거의 정책을 이어받아 추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권력이동 상황에서 성공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 정책의 흔적을 이어가되 이를 어떻게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명박 전 시장의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대중교통개혁은 이 전 시장이 새롭게 만든 정책들이 아니다. 조순 전 시장 시절에 이미 발표했던 대중교통 개선의 정책 방향을 바탕으로 환승무료할인제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추가하거나 수정해 성공한 정책이다.

어린이에게 지금도 인기인 타요버스도 오세훈 시장 시절 만들었던 캐릭터를 시민이 보다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정책변화를 시도함으로써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따릉이 역시 전임 시장 시절 추진하던 공공자전거를 좀 더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수와 장소를 확충하고 기술변화에 맞춰 이용금액을 손쉽게 지불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성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민과 직결된 지방정부의 경우 권력의 전환에도 과도한 과거 정책의 흔적을 지우기보다는 흔적 잇기를 하는 것이 성공한 정책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시민의 삶이라는 것이 지방정부의 수장이나 의회가 바뀌었다고 어느 날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의 정책을 승계하되 새로운 시대에 맞는 조그마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훨씬 성공 가능성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공저인 ‘넛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과거 정책을 바탕으로 넛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 수정을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의 성공도를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의 경우 권력이 바뀌었다고 공언하면서 전임자 정책은 무조건 폐기하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욕적인 다짐이나 시도만으로는 성공한 정책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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