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혼돈의 브라질 대선, 투표 전 '불복' 주장도

KBS 2022. 8. 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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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브라질에서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현직 보우소나르 대통령과 전직 룰라 전 대통령의 맞대결 양상인데요,

한국외국어대 손혜현 객원교수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손 교수님.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2파전 양상이죠?

[답변]

이번 선거에는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선거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직 대통령과 루이스 이그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직 대통령 간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되면서 다른 후보자들의 존재감은 거의 없습니다.

8월 초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44% 그리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2%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두 후보 간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입니다.

투표는 10월 2일입니다.

[앵커]

앞서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대통령을 역임했던 인물이잖아요?

[답변]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하면서, 퇴임시에도 80%의 놀라운 지지율을 기록했던 브라질의 영웅입니다.

룰라는 집권기간 동안 시장과 은행의 신뢰와 원자재 호황 덕분에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려놨습니다.

적극적인 사회재분배정책으로 빈민들을 극심한 빈곤에서 구제했고 국내시장을 활성화 했습니다.

신흥강국의 지도자로서 세계적인 명성도 쌓았고,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며 소프트파워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당(PT)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어 2018년 유죄판결을 받고 구속 수감되면서 브라질 국민영웅의 이미지는 추락했습니다.

이후 2021년 법원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고 공직 출마권이 복원되면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앵커]

룰라에 맞서는 보우소나루는 어떤 인물인지 설명해주시죠.

[답변]

보우소나루는 "열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극우포퓰리스트입니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행으로 기존 정치인과는 구별되는 이미지로 부정부패 해소, 경제성장, 질서와 안정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임기 내내 무례하고 거친 여성과 특정 인종 비하, 동성애 혐오, 이민자 혐오 발언과 폭력적이고 공격인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3B(Bull, Bullet, Bible)로 상징되는 농업부문, 군부, 복음주의개신교로 구성된 충실하고 확고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실패로 보우소나루의 인기는 최저 19%까지 추락했습니다.

코로나 국면에서 보우소나루는 마스크착용과 백신접종을 거부했고 코로나19를 단순한 감기로 취급하는 태도와 공중보건보다는 경제와 일자리를 중시하는 정책 기조로 보건당국 및 지방정부와 빈번하게 충돌하며 팬데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또 권위주의적 권력남용으로 브라질의 민주주의 체제가 약화 되고 국제적 위상이 실추됐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브라질 국민들이 새 대통령을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크게 고려하는 점은 어떤 것일까요?

[답변]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는 높은 실업률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문제 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실업률, 물가상승률 그리고 빈곤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은 무엇보다도 경제위기를 해소하고 안정시킬 능력이 있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선거 불복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변]

먼저 브라질 선거의 특징을 말씀드려야겠는데요.

브라질은 모든 투표를 전자투표로 합니다.

대선을 포함해 상하원 의원, 주지사까지 동시에 뽑기 때문에, 투표소에 지지후보자의 숫자를 적은 쪽지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도 허용되는데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선거의 핵심의제를 이런 전자투표방식 비판에 맞추고 있습니다.

이미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패배할 경우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주장합니다.

7월 말에는 브라질 주재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한 전자투표 비판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신, 국가, 가족, 자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번 선거를 선과 악의 대결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반면 룰라는 “브라질의 회복”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노동당의 황금시기에 대한 향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트가 될 복음주의 표를 의식하여 낙태, 동성애 의제를 회피하고 기아, 실업, 사회적 불평등 의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가 승리하면 중남미 주요국 대부분을 좌파가 장악하게 되는거죠?

[답변]

2000년대 초반에도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서 1차 핑크 타이드라고 불렸었죠.

당시 대통령이었던 룰라는 역내 다자주의를 활성화하여 남미 인프라, 경제, 안보 통합을 주도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룰라의 국정운영 계획에 중남미, 아프리카, 신흥국들과 남남협력 연대를 강화하려는 구상이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메르코수르, CELAC, 남미국가연합과 같은 역내 다자기구를 중심으로 역내 국가들간 연대와 지역통합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국내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동원가능한 자원도 부족하고 역내 무역보다 중국을 비롯한 역외국가들과의 무역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념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역내 다자주의는 회복되겠지만 1차 핑크타이드때 보다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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