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동북부 시찰에서 한국전쟁 언급 "항미원조 공헌 잊지 않겠다"

시진핑, 랴오닝성 랴오선 전투기념관 방문
"붉은 강산" "혁명열사" 강조
바이든도 메모리얼데이 전 한국전쟁 언급

중국 동북부 랴오닝 선양을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동북 지역 시찰 때 한국전쟁 참전을 의미하는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를 거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지난 16일 랴오닝성 진저우의 랴오선 전투(국공내전 후반기인 1948년 랴오닝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전 노병과 가족 등을 만났다고 19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동북 인민은 랴오선 전투 승리와 동북 해방에 거대한 희생을 치렀을 뿐 아니라 신중국 건설과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에 거대한 공헌을 했다”며 “당과 인민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의 붉은 강산은 수많은 혁명 열사들이 선혈 및 생명과 맞바꾼 것”이라며 “강산이 곧 인민이고, 인민이 곧 강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강산의 변색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인민도 절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을 먹을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1월에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의)에서 항미원조 전쟁에 대해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기술했다.

시 주석이 한국전쟁 참전을 언급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갈등이 더 심화하는 상황에서 항미의 기치 아래 국민을 단결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기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미군 주도의 유엔군과 중국 공산군이 참여하면서 국제전의 양상으로 전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5월31일 한국전쟁을 거론하며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항상 챔피언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