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서·오·남' 사랑.. 유리천장은 다시 두꺼워졌다[플랫]

플랫팀 여성 서사 아카이브 twitter.com/flatflat38 입력 2022. 8. 19. 10:52 수정 2022. 8. 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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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핵심 고위공직자의 92.6%는 남성으로 조사됐다. 190명 중 여성은 14명으로 7.4%에 그쳤다. 전임 정부와 수치상으로 비슷하지만 장관급 인사가 줄어 질적으론 퇴보했다. 남녀 인구 분포와 비교해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 여성 과소대표 문제가 이어졌다.

경향신문이 14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등 45개 기관 190명의 고위공직자(윤석열 정부 신규 임명 또는 유임 인사로 한정)를 분석한 결과 여성은 모두 14명(7.4%)으로 나타났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조사에서 고위공직자 232명 중 여성은 17명(7.3%)이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픽 이아름기자

경향신문이 실시한 역대 조사를 기준으로 여성 고위공직자 비율은 노무현 정부 2주년인 2005년 2.7% →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인 2009년 1.9% → 박근혜 정부 집권 반환점 때인 2015년 3.2% → 문재인 정부 100일 당시 2017년 7.5%였다.

전임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차이는 장관급 여성 공직자 비율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당선 시 성별과 세대, 지역에 따른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이러한 기조는 성별에 대해서도 적용돼 18개 중앙부처 장관 중 여성은 한화진(환경부), 김현숙(여성가족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장관 3명(16.7%)에 그쳤다. 편중 인사 비판에 전임 후보자 사퇴로 공석이 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여성(박순애, 김승희)으로 지명했지만 장관직을 사퇴하거나 후보 자리에서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는 ‘여성 장관 30%’ 공약을 내걸었고 2019년 2기 내각의 경우 국가보훈처를 포함해 19개 부처 중 6개 부처(31.6%)를 여성이 맡았다.

여성 고위공직자의 과소대표 현상도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 고위공직자 평균연령(56.5세)의 출생 연도인 1966년 기준 여성 비율은 49.6%인 데 반해서 여성 고위공직자는 7.4%에 불과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여성 고위공직자 14명 중 4명(28.6%)이 여성가족부에 근무하는 등 배치가 편중돼 있어 정부 각 부처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인 여가부 폐지를 강하게 추진할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여성가족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지역·학교·성별 모두 ‘서오남’ 편향
‘능력 인사’ 표방했다지만
각종 인사 참사에 그마저도 물음표


여성 고위직 진출의 질적 저하 외에 탕평·균형 인사를 가늠하는 다른 지표 역시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출신이 전 정부에 비해 대폭 늘고 호남 출신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TK·39명)과 부산·울산·경남(PK·34명) 등 영남 출신이 73명(38.4%)으로 가장 많았다. TK 비중이 20.5%로 5명 중 1명 꼴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3년차인 2019년 ‘파워엘리트’ 조사 때의 11.6%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호남 출신은 25명(13.2%)으로 지난 조사(28.0%)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85명(44.7%), 고려대 23명(12.1%), 연세대 22명(11.6%) 순으로 특정 3개 대학 출신이 130명(68.4%)이다. ‘SKY’ 비중은 정부 출범 100일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2013년 조사) 때 50.5%에서 문재인 정부(2017년 조사) 때 61.0%로 훌쩍 뛴 뒤, 다시 윤석열 정부에서 과점 현상이 악화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학교·성별 안배에 선을 긋고 ‘능력주의’를 유일한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결과로 풀이된다. 각종 인사 참사로 능력주의 인사 성과에 물음표가 붙으면서 결국 능력과 탕평 양쪽에 경고등이 켜졌다.

탕평·균형 인사의 붕괴 신호는 앞서 예견됐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자를 모셔야지 자리 나눠먹기식으로, 그런 식(지역·성별 안배 등)으로는 국민통합이 안 된다”(지난 3월 13일)고 말했다. “지역과 성별, 세대를 넘어 골고루 사람을 등용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인사차별이야말로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적폐 중 적폐”(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이 실현 여부와 별개로 탕평을 주요 인사원칙으로 꼽아온 것과 차이가 있다.

평균 연령은 56.5세로 2019년 조사 때(56.4세)와 비슷했다. 50대가 151명(79.5%)으로 핵심 고위 공직자 10명 중 8명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윤핵공’(윤석열 정부의 핵심 고위공직자)을 대표하는 얼굴은 50대 중반의 서울대 출신 남성(서·오·남)이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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