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의 지층 발굴하는 이불, 팝송을 암호로 시각화한 배영환

김준억 2022. 8. 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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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최고의 한국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이불, 포스트 민중미술 주요 작가인 배영환 등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BB&M 갤러리는 이불, 배영환, 김희천, 우정수, 이진한 등 전속 작가 5명의 첫 단체전 '마그네틱 필즈'를 27일부터 개최한다.

주로 입체 작품을 창작했던 이불 작가는 4∼5년 전부터 평면 작품에 집중해 왔으며 대형 설치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팬데믹을 맞아 더욱 평면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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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M 갤러리, 전속 한국 현대미술 작가 5인 첫 단체전

BB&M 갤러리, 전속 한국 현대미술 작가 5인 첫 단체전

'마그네틱 필즈' 전시 전경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동시대 최고의 한국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이불, 포스트 민중미술 주요 작가인 배영환 등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BB&M 갤러리는 이불, 배영환, 김희천, 우정수, 이진한 등 전속 작가 5명의 첫 단체전 '마그네틱 필즈'를 27일부터 개최한다.

세계적 스타 작가인 이불은 지난해 10월 BB&M 개관전을 통해 국내서 처음 선보인 '퍼듀(Perdu)' 연작의 진전된 작업을 소개한다.

주로 입체 작품을 창작했던 이불 작가는 4∼5년 전부터 평면 작품에 집중해 왔으며 대형 설치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팬데믹을 맞아 더욱 평면에 몰두하고 있다.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대표적 조각 연작인 '사이보그'의 모티브를 평면이 흡수하고 다시 해체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불 'Perdu CXLI', Mother of pearl, acrylic paint on wooden base panel 163x113x6.5cm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퍼듀 연작은 돌가루를 섞은 물감으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있는 선을 만들고, 그 위에 형상을 지우듯이 물감을 계속 덮은 뒤 다시 샌딩기로 깎아가며 선과 배경의 형상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이불은 "일종의 고고학적 발굴과 같은 방식"이라며 "밑바닥까지 깎아내지는 않고 흥미로운 어떤 지점이 발견되면 멈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잠복한'이란 뜻의 제목(perdu)은 중의적으로 해석된다. 물감층 아래에 잠복한 형상을 깎는 작업으로 드러내 보이지만, 어느 지점에서 멈추면서 미지의 형상을 잠복시킨다.

다양한 색으로 중첩된 물감의 지층은 고르게 깎이지는 않는다. 미세하지만, 높이의 차이가 있어 화면은 산맥이나 분지 등 지형을 구현한다.

이불은 수십 년에 걸쳐 탐구한 포스트 휴먼의 신체성을 이런 방식의 입체적 회화로 보여준다.

그는 "퍼듀라고 이름 붙인 작품들은 각각 다른 주제를 다루는 것은 아니고 퍼듀라는 큰 주제 안에서 심상적 시도나 개념적 시도 등을 해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불 'Perdu CXXXVIII', Mother of pearl, acrylic paint on wooden base panel, 163x113x6.5cm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영환도 이번 전시에 새로운 연작의 방향을 제시한 작품 2점을 선보였다. 글램 록의 창시자 데이비드 보위가 1969년 발표한 명곡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작가는 1997년부터 '유행가'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개최하면서 대중가요를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사회 문제를 다뤄왔다.

배영환 'Space Oddity Transcription', 2022, Acrylic on canvas, 92x73cm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작은 '유행가' 연작과 유사해 보이지만, 한국 가요가 아닌 팝송을 택했으며 한국 사회가 아닌 우주로 눈을 돌렸다. 또한 가사가 아닌 멜로디의 시각화를 시도한다.

작가는 스페이스 오디티의 첫 마디에서 '도'(C)가 반복되는데 C가 빛의 속도 표기라는 점에서 착안해 곡 전체를 각종 공식 등을 활용해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작품은 우주에 대한 곡이지만, 고대 문자 등을 사용해 화석처럼 화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마그네틱 필즈' 전시 전경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주목받는 젊은 회화 작가 우정수와 영국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진한은 새로운 회화 연작을 전시한다. 가상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영상 작업을 하는 김희천은 처음으로 가상현실(VR)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은 27일부터 10월 8일까지다.

'마그네틱 필즈' 전시 전경 [BB&M 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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