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지소연 등장에 캐슬파크 들썩..WK리그 전체로 퍼져나가는 '지소연 효과'

이두리 기자 2022. 8. 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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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위민 지소연이 지난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보은 상무와의 2022 WK리그 17라운드 경기를 치른 후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두리 기자



1091명. 지난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위민과 보은 상무의 2022 WK리그 17라운드 경기를 보러 온 관중 수다. 지소연(31)의 WK리그 데뷔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이번 시즌 WK리그 최다 관중 수를 기록했다.

지소연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26분 선제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보은 상무의 골망을 흔들었다. ‘베테랑 새내기’ 지소연의 멀티골과 ‘2000년생 신예’ 이영서의 데뷔골을 묶어 수원은 보은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소연은 기자회견장을 가득 채운 취재진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자 프로축구 K리그는 경기 전후 기자회견이 꼬박꼬박 진행되지만, 평소 WK리그 경기 현장을 찾는 취재진은 많지 않다. 이날 기자회견도 지소연 데뷔전을 이유로 이례적으로 마련됐다.

“긴장을 잘 안 하는데, 오늘 WK리그 데뷔전이 너무 긴장됐다. 그래서 나답지 않은 미스도 많았기에 아쉽다”고 말한 지소연은 데뷔골과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관중 수인 1091명은 여전히 K리그 관중 수에 비해 적지만, (K리그1 2022 28라운드 평균 관중 수 4946명) 이번 시즌 WK리그 최다 관객 수였다. 지소연은 “매번 WK리그 경기를 챙겨보는데 이렇게 많이 와주신 건 처음이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당황하면서도 좋아하더라. 우리가 오늘 경기를 잘 해야 다음 경기도 보러 올 마음이 생길 거라고 동료들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이날 두 번째 골을 터트린 후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흥겨운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수원FC 이승우의 트레이드 마크인 ‘삼바 춤 세리머니’와 닮은 세리머니였다.

“첫 번째 골은 제가 좀 주워먹은 거라 세리머니 하기에는 흥이 안 났다. 두 번째 장면에는 메바에가 좋은 패스를 보내줬고, 내 의지대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준비했던 이승우 선수의 세리머니를 보여줬다”고 말한 지소연은 “팬분들이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세리머니 연습을 했다. (이)승우 선수가 워낙 춤을 잘 추는데, 그만큼 못 따라해서 아쉽다. 좀더 춤 연습을 해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날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수원의 두 번째 골이자 자신의 데뷔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견인한 수원FC위민 이영서(22)는 이번 시즌 갓 데뷔한 신인이다. 지소연을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 온 그는 이제 지소연과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이영서는 “(지)소연 언니가 팀에 온다고 했을 때 실감이 안 났다. 처음에는 언니가 어려웠는데, 생각보다 털털하시고 잘 대해 주신다. 제가 공격수인데, 포지션에 있어서 항상 골이랑 슈팅 생각을 하라고 조언도 해 주신다”면서 “이렇게 관중이 많이 온 건 처음인데, 늘 이러면 경기를 뛸 맛이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원FC위민 지소연이 지난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보은 상무와의 2022 WK리그 17라운드 경기를 치른 후 퇴근 버스를 타러 이동하면서 팬들의 싸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이두리 기자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길목은 지소연을 기다리는 팬들로 붐볐다. 지소연은 팬들에게 다가가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며 싸인 요청에 응했다. 구단 관계자가 이동을 안내할 때까지 지소연의 팬 서비스는 계속됐다. ‘지소연 효과’가 WK리그 전반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현장이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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