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80% 물가상승에도 기준금리 1%p↓.."재앙 부를것"

고준혁 2022. 8. 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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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 중앙은행이 80%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자국의 높은 물가에도 전날 기준금리를 14%에서 13%로 1%포인트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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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동결 유지하다 첫 인하..14%→13%
리라·달러 환율 18.14리라까지..1년 만 최고치
"결과 상관없이, 총선까지 완화 기조 유지될것"
최근 외환보유고 증가도 결정에 영향 준 것 풀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튀르키예(터키) 중앙은행이 80%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낮추기보다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사진=AFP)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자국의 높은 물가에도 전날 기준금리를 14%에서 13%로 1%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튀르키예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78.6% 상승해 1998년 1월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조치에 튀르키예 통화인 리라화 가치는 급락했다. 리라·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최고 1달러당 18.14리라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리라화 가치 하락)이다.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이례적인 조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미국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등 강도 높은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들은 물론,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신흥국들까지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앞다퉈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리 인하를 택한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행보는 튀르키예 정부가 물가 안정보다 성장을 바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낮은 금리가 투자를 촉진하고 강한 고용시장을 만들며, 리라화 가치를 떨어뜨려 자국 내 제조업체의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저금리가 1000만개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보가지치 대학의 세이훈 엘긴 경제학 교수는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이 위에서부터 중앙은행에 내려왔을 수 있다”며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년 총선까지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작년 9월부터 19%였던 기준금리를 같은 해 연말 14%가지 인하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다가 이번에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는 최근 해외 정부 자금 유입에 따라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리라화 표시 자산 가치를 하락시켜 외국인 자금 유출을 유발하는데, 외환보유고 증가는 이 같은 피해를 일정 부분 상쇄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오판한 것으로 보고 있다. TD증권의 크리스티안 마지오 신흥국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인하로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방치하고 무엇보다 성장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더 확고해졌다”면서 “이러한 ‘레시피’는 80%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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