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리워 했던 적이 언제였나요?.. 소중한 감정 떠올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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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한국 가곡계 스타 작곡가 김효근의 가곡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첫사랑'은 "이제는 사라져 가는 소중한 감정을 조망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진욱 음악감독)이자 "기억의 조각들이 떠오르는 보물상자"(변희상 배우)다.
변희상은 "연습하다 보면 기뻤던 순간, 아팠던 순간, 슬펐던 순간 등 기억의 조각들이 나온다"며 "꼭 첫사랑의 순간이 아니더라도 자기 안에서 잠자고 있던 어떤 순간의 따뜻함이 떠오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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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연배우 & 음악감독이 말하는 뮤지컬 ‘첫사랑’
첫사랑. 어떤 사람에겐 구태의연, 어떤 사람에겐 오글거림이지만, 누군가에겐 마지막 순간에도 생생히 떠오르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 한국 가곡계 스타 작곡가 김효근의 가곡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첫사랑’은 “이제는 사라져 가는 소중한 감정을 조망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진욱 음악감독)이자 “기억의 조각들이 떠오르는 보물상자”(변희상 배우)다.
내달 공연을 앞두고 지난 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이진욱(42) 음악감독과 극 중 ‘과거의 태경’ 역을 맡은 변희상(34) 배우는 작품 제목인 ‘첫사랑’의 설렘으로 가득했다. 작품은 50대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윤영석)이 우연히 20대 때 자신인 ‘과거의 태경’(김지훈·변희상)으로 돌아가 첫사랑 선우(양지원)와 설렘 가득했던 순간을 다시 체험하게 되는 로맨스 판타지다.
마음만 먹으면 SNS에서 과거의 연인이 어제 뭘 먹었고, 주말에 어딜 갔는지 알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첫사랑은 낡은 감정일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오늘날 사라지는 감정이 그리움”이라며 “바쁘게 변해가고,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인생에서 누군가를 긴 시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감정은 존중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이런 소중한 가치를 조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작품이 어른 세대를 위한 동화이자 2030세대를 위한 마음의 쉼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 본인도 ‘첫사랑 세대’는 아니다 보니 작업하면서 원곡자인 김효근 작곡가에게 많이 기댄다고 했다. 그는 “예전 사랑의 정서를 고증하기 위해 김효근 선생님이 항상 연습 때 부처님 형태로 계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이기도 한 작곡가 김효근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한 ‘눈’을 비롯해 ‘첫사랑’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13편의 가곡이 뮤지컬이란 장르에 녹아든다. 뮤지컬 전문 제작진이 만든 ‘가곡 뮤지컬’은 최초다. 평온한 가곡을 극적인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시키는 것은 음악감독의 몫. 이 감독은 “뮤지컬 노래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감정과 이야기가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며 “몰입감을 높여 배우들의 감정이 ‘찐’으로 나오도록 하나씩 손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희상은 “연습하다 보면 기뻤던 순간, 아팠던 순간, 슬펐던 순간 등 기억의 조각들이 나온다”며 “꼭 첫사랑의 순간이 아니더라도 자기 안에서 잠자고 있던 어떤 순간의 따뜻함이 떠오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죽고 죽이는 극단적인 이야기가 줄 잇는 뮤지컬계에서 ‘첫사랑’에 담긴 이야기는 소박하고 심심한 ‘평양냉면’ 같다. 그만큼 작품의 정서가 오롯이 전달되는 것이 중요할 터. 이 감독은 “관객이 각자의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 순간의 기억이 체험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저희 소명”이라며 “시작하고 10∼15분 안에 눈과 귀를 사로잡아 놔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작한 지 10∼15분 사이는 과거의 태경이 ‘눈’을 부르는 선우를 처음 만나 설레는 순간이다. 공연은 다음 달 2∼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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