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대우조선해양은 불사조가 될 수 있을까

정해용 기자 2022. 8. 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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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상반기에만 5696억1400만원
증권가에선 주가 반등 전망도
독자생존 어렵고 분할 매각 가능성도 제기

지난 16일 신한금융투자는 ‘불사조’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분석한 이 보고서는 투자의견은 ‘매수’로, 목표 주가는 2만5000원을 제시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LNG 시장 확장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위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 / 뉴스1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부부장 연구위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잔고 108척(181억 달러) 중 LNG 관련 선박은 44척(101억 달러)이다. 전체 수주 금액의 55.8% 가량이 LNG 선박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친환경 LNG 운반선(LNGC·Liquefied Natural Gas Carrier) 기술로 ▲화물창 시스템 ▲이중연료엔진 ▲가스연료 공급장치 및 재 액화장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세계 LNG 물동량은 2000년 1억톤에 불과했으나 현재 4억톤에 이르고 2030년에는 6억톤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LNG 선박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고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수주 전망도 밝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은 수많은 구조조정과 해체 가능성, 매각 논의에서도 살아남은 불사조”라고도 평가했다.

케이프투자증권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우조선해양이 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의 주가는 업종 내 중장기적 저가매수의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증권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비관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우조선해양에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은 11조8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57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지난 3월 산은에 전달된 보고서 초안에서 BCG는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또는 다음 달 중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처리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분할매각 등의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맺은 군 잠수함 사업의 부실화 논란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과 중앙일보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조1620억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이 최종 발효되지도 않았는데 이 잠수함을 만들기 위해 독일 지멘스사 등에서 자재를 미리 사들여 9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실적도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5696억1400만원(연결 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상장 회사 중 가장 많은 적자를 본 기업이다. 당기순손실 기준으로는 한전에 이어 2번째로 많은 6678억8000만원을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676.45%를 기록해 유가증권 상장 기업 중 13번째로 높았다.

주가는 2만1000원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는 2만950원이다. 지난 2021년 3만원을 넘었던 주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8월 13일 장중 3만165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아직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BCG가 어떤 컨설팅 의견을 제시하고 산업은행이 어떤 정상화 계획을 가동할지는 알 수 없다. 정말 불사조처럼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쪼개져서 매각될 운명을 피할 수 없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긍정적 의견 또는 부정적 의견만을 듣고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시장에 상장된 대기업 가운데 가장 불확실성이 큰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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