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불안

이완 기자 2022. 8. 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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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한겨레21> 은 윤석열 대통령 이야기로 표지이야기 1부와 2부를 채웠습니다.

(제1422호 표지이야기 '두 달 만에 헤어질 결심?') 이번에는 차분하게 윤 대통령이 서둘러 추진한 대통령실 이전과 청와대 활용 계획이 왜 문제인지를 표지이야기로 다루려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해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으니 이를 믿고 지켜볼 국민도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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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지난호 <한겨레21>은 윤석열 대통령 이야기로 표지이야기 1부와 2부를 채웠습니다. 애초 윤 대통령 관련 기사를 이렇게 많이 쓰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8월17일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에 앞서 취임 두 달 만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등 ‘무능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기사를 이미 썼기 때문입니다.(제1422호 표지이야기 ‘두 달 만에 헤어질 결심?’) 이번에는 차분하게 윤 대통령이 서둘러 추진한 대통령실 이전과 청와대 활용 계획이 왜 문제인지를 표지이야기로 다루려 했습니다.

하지만 8월8일 밤 수도권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는 2주 동안 준비하고 있던 표지이야기를 바꾸게 했습니다. 서울 관악구 반지하 집에 사는 일가족 3명이 침수된 집을 빠져나오지 못해 숨지는 등 물난리 피해는 극심했습니다. 이날 밤 윤 대통령은 퇴근 중 주변 아파트들이 침수되는 상황을 보면서도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차를 돌리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인 8월9일 윤 대통령이 관악구 피해 현장을 찾아 “아, 주무시다 그랬구나”라고 말하며, 대통령이 상황 파악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무정부 상태’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8월12일 내놓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6%였습니다. 부정 평가를 한 이유로는 ‘인사 문제’(24%)에 이어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4%)과 ‘재난 대응’(6%)이 꼽혔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 여실히 드러난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비판을 고려한 듯 8월15일 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재난 대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광복절 행사와 함께 8월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실 개편 등을 이어가며 분위기 전환도 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에 정책기획 수석비서관을 신설하고 홍보수석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나이 만 5살 하향 추진 과정 등에서 확인된 국정 난맥상을 정책 관리와 홍보 강화로 보완하려는 움직임입니다. 대통령실을 ‘슬림화’한다면서 정책실장 자리를 없앤 것을 일부 되돌렸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도는 앞으로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해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으니 이를 믿고 지켜볼 국민도 많을 것입니다.

8월24일은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해지는 전략 경쟁 속에 대만 문제 등 동아시아는 계속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안보와 경제가 모두 달린 문제입니다. 국민의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대통령은 밖에 나가서 자신 있는 외교를 하기 힘듭니다. 윤 대통령이 안팎으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잘 살펴야 할 때입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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