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시 현장으로, 다시 시민 곁으로

이완섭 서산시장 2022. 8.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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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취임식을 최대한 간소하게 치른 후에는 다시 현장으로 달려가야 했다.

즉, 현장행정은 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공직사회 최우선의 가치이자 문제해결의 실마리였다.

취임 첫날, 폭우 피해현장에서 밤늦게야 집으로 돌아온 내 머릿속에는 오직 시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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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섭 서산시장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시쳇말로 요즘 우영우를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다. 주인공은 사건을 맡으면 의뢰인과 참고인을 만나고 부지런히 현장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자폐를 앓고 있는 피고와의 교감, 개발논리 앞에 위기에 놓인 천연기념물 팽나무, 복권당첨 이후 조강지처에게 이혼을 강요하는 파렴치한 등을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며 온 몸으로 느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건을 해결한다.

드라마는 지극히 단편적인 한 면만을 보여줬지만, 행정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은 중앙부처 근무시절부터 서산시 부시장과 시장을 역임하고 다시 시장으로 돌아온 지금까지도 항상 가슴 속에 지니고 있는 행정에 대한 철학이다.

민선 8기 제11대 서산시장으로 취임한 지도 어느새 한 달을 훌쩍 넘기고 있다. 취임식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전날 갑작스레 내린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는 우리지역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새벽같이 피해현장으로 달려가 긴급복구를 지휘했다. 취임식을 최대한 간소하게 치른 후에는 다시 현장으로 달려가야 했다. 하늘이 원망스러운 마음도 잠시 실의에 빠진 시민들의 마음을 감싸고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를 보듬어야 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행정의 패러다임 역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현장주의'이다. 즉, 현장행정은 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공직사회 최우선의 가치이자 문제해결의 실마리였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한다. 그는 목민관의 덕목 중 하나로 '찰물(察物)'을 들고 있다. 즉, '물정을 살피라'는 뜻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며 백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백성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고 솔직한 대답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불통(不通)하면 안되니 백성들이 부모집을 왕래하듯 소통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백성은 살 길을 마련해 주라'는 것이다.

넷째는 '흉년이 들면 반드시 전염병이 퍼지게 되니 구제하고 치료하라'는 것이다.

결국, 다산이 전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는 '행정의 중심은 백성이고, 그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취임 첫날, 폭우 피해현장에서 밤늦게야 집으로 돌아온 내 머릿속에는 오직 시민뿐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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