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글로벌 시대 글로벌 시민의 자격

강영수 전 KOTRA 감사실장·한미비즈컨설팅그룹 대표 2022. 8. 19. 07: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와 같은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문화는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가치관, 신념, 태도 및 규범 같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언제 어떤 실수를 할지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 문화의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와 같은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문화는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구분된다.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게 되면, 보통 눈에 보이는 현지인들의 행동으로 그곳 사람들을 평가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 문화 전체의 1/10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머지 9/10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빙산이 수면 위에 있는 작은 부분과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거대한 부분의 비율과 같다고 해서 '문화의 빙산'이라고도 한다.

글로벌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보이지 않는 가치관, 신념, 태도 및 규범 같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언제 어떤 실수를 할지 모른다. 그 실수로 인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체면을 구기는 정도로 끝날 수도 있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슬림과 유대인의 종교적 금기를 무시한 사례 두가지를 소개해 본다.

첫 번째는 이슬람의 기도에 관한 이야기다. 무슬림은 매일 새벽부터 잠들기 전까지 다섯번 알라(신)에게 기도를 한다. 이는 그들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기도는 여러 명이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함께 메카를 향해 절한다. 이슬람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던 한국인 선장이 모로코 근해에서 조업 중에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느 날 그는 작업 시간에 선원들이 일은 하지 않고 갑판위서 엎드려 절하고 있는 광경을 발견하고서 화가 치밀었다. 그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면서 빨리 일어나서 일하지 않고 뭐하냐고 호통쳤다. 그 후 배가 부두에 도착하자 경찰이 와서 그를 종교 모독죄로 체포했다.

두 번째는 유대인 음식율법에 관한 이야기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것이 지정돼 있다. 동물은 되새김질하면서 발굽이 갈라진 것만 먹을 수 있다. 여기에는 소, 양, 염소, 사슴이 해당된다. 조류는 닭, 칠면조, 집오리가 해당된다. 물에서 사는 것은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생선은 모두 먹을 수 있지만, 갑각류, 조개류는 먹을 수 없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엄격하게 관리하여 '코셔(Kosher)'라는 인증마크를 부착한다.

이 음식율법은 이슬람문화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율법의 뿌리가 같기 때문이다. 다만 표현에 있어서 이슬람권에서는 '할랄(Halal)'이라고 한다. 쇠고기라도 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율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코셔나 할랄 식품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신과의 관계를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 유대인과 무슬림들을 식사에 초대할 경우 그들의 종교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가볍게 생각해 실수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 기업의 이스라엘 딜러인 유대인이 국내로 출장 왔을 때, 세일즈팀이 초청한 회식에서 자신이 개고기를 먹은 것 같다면서 그 상황을 이야기해줬다. 식탁에 육류가 나왔기에 그는 그것이 무슨 고기냐고 물었고, 사람들은 쇠고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토막을 먹어보니 쇠고기 맛과는 달랐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다시 물었다. "이거 진짜 쇠고기 맞냐? 혹시 개고기 아니냐?"라고 하자 "쇠고기다"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 중 한 명은 "이미 먹었는데…"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회에서 사랑받고 존경받는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 문화의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시대 글로벌 시민이 갖추어야 할 기본 자격요건이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