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 "당근 주는 '우영우' 정명석..박훈 선배 같더라" [인터뷰M]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강기영이 꾸중보다는 칭찬과 격려로 후배들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선배 변호사 정명석을 열연했다. 그는 자신의 후배 시절을 떠올리며 채찍보다는 당근을 주며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 선배 박훈을 언급했다.

최근 엄청난 인기 몰이에 성공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매회 다양한 법정 사건사고 에피소드로 등장인물의 화제성도 뛰어났다. 우영우 역할의 주연 박은빈은 물론 강태오(이준호), 강기영(정명석), 백지원(한선영), 진경(태수미), 주현영(동그라미), 하윤경(최수연), 주종혁(이준호) 등 다수의 배우들이 호연을 펼쳐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우영우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한바다 로펌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을 연기한 강기영의 인기는 실로 엄청났다. 극중 정명석은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워커홀릭으로,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후배 변호사 우영우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내는 인물. 강기영은 그간의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무게감 있는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이와 관련 iMBC연예와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강기영은 자신의 역할 정명석에 대해 "정명석은 실수를 계속해도 기회를 주는 상사다. 그런 모습이 흔하지 않아 보였다. 나부터도 연기 선배 중 당근을 주는 선배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극 초반 편견이 조금 있다가, 금방 믿음을 가지고 후배를 바라본다. 우영우 변호사의 창의적인 발상과 아이디어가 너무 좋았을 거다. 그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서브 아빠', '유니콘 상사'라고 하지 않나. 정말 감사하고 좋은 역할이었다"고 전했다.

정명석은 강기영이 생각하는 그리고 지향하는 완벽한 선배, 상사의 모습이라고. 그는 "나도 그런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이 실패를 인정해주는 상사가 좋은 상사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공연 무대에서 항상 떨었다. 긴장감 탓에 즐기면서 연기를 못하겠더라. 심장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떨고, 곤두서 힘겨워했다. 그러던 중 박훈 선배께서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해주셨다"고 떠올렸다.

강기영은 "박훈 선배가 어깨를 툭 치며 '기영이 요즘 너무 잘하고 있다. 딕션 좋고, 전달 좋고, 네가 하는 대사가 아주 잘 들려'라 말씀하시고 가셨다"며 "그게 벌써 10년 전이다. 지나고 보니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선배의 말인 거 같다. 물론 서툰 이들에게 채찍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실패란 본인이 겪어야 알고 깨우치는 거다. 무조건적인 채찍만 주는 상사는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기영은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해,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역도요정 김복주'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열여덟의 순간', 영화 '아빠는 딸' '엑시트' '자산어보' 등에 출연하며 무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차기작은 신중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은 2007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태양의 후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 등을 통해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경상우수영 웅천현감 '이운룡' 역을 맡아 특급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iMBC 이호영 | 사진제공 나무엑터스,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