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건강정보] 신생아 팔다리 힘없이 펄썩..'유전성 신경근육 질환' 의심

소봄이 기자 2022. 8.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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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희귀 질환인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의 환자 절반 이상은 어린아이들이다. 대다수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안나 교수와 함께 알아보도록 한다.

◇ "근력 떨어지면서 몸 기능 고장 났다"…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은 무엇? 우리 신체는 전체 몸무게의 1/3을 차지하는 약 320쌍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육은 뼈를 받쳐서 전신의 모양과 자세를 유지하고, 수축과 이완을 통해 모든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걷거나 뛸 때, 눈을 뜰 때, 웃을 때와 말할 때, 음식을 먹고 숨을 쉬고 심장이 뛸 때 모두 근육이 움직인다. 그런데 이 근육이 점차 약해지면서 근력이 떨어지게 되면 몸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어린 나이에 근력저하가 시작돼 운동발달을 포함한 신체 전반적인 성장과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소아근육병'이라 일컫는데, 대다수가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은 골격근 또는 운동 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근력이 떨어지는 다양한 질환을 통칭하는 복합적인 진단명이다.

척수에 있는 운동 신경세포, 말초 운동신경, 신경근육 접합부, 또는 근육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현재까지 약 1000여 종 이상의 질환과 600가지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알려져 있다.

하나하나의 질환은 발병 빈도가 매우 낮은 희귀질환에 해당하지만,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으로 고통받는 전체 환자 수는 전체 인구의 약 0.1~0.2%를 차지하고 있어 그리 적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근육 힘 떨어져 일상생활 곤란…아기들 눕혔을 때 '개구리 다리' 자세 모든 신경근육 질환의 공통적인 증상은 근육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다. 증상이 시작된 나이와 주로 침범하는 근육의 부위, 근력 저하의 진행 속도, 동반되는 합병증 등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리와 골반의 힘이 약해지면 계단 오르내리기나 걷기, 뛰기가 어려워지고, 팔의 힘이 약해지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머리를 빗는 등의 일상적인 동작이 어려워지게 된다.

몸통에서 먼 쪽의 근육이 약해지는 경우에는 발등을 들어 올리지 못해 걷는 모양이 부자연스럽거나 손의 힘이 약해져 병뚜껑 열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얼굴 주변의 근육이 약해지게 되면 눈꺼풀이 쳐지고, 무표정한 얼굴, 부정확한 발음, 목소리 변화, 삼킴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신생아기에 증상이 시작된 경우에는 누워있을 때 양다리를 늘어뜨리는 개구리 다리 자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아기가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수평으로 들었을 때 팔다리와 고개를 늘어뜨리며 처지는 모양을 보이게 된다.

영유아기에는 목 가누기, 뒤집기, 스스로 앉고 서며 걷기 등의 운동 발달지연이 나타나고, 소아기 이후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보행 장애가 가장 흔한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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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디스트로피·선천성 근육병증·척수성 근위축증은 소아기 대표 질환 소아기에 주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으로는 근디스트로피, 선천성 근육병증, 척수성 근위축증, 대사성 근육병 등이 있다.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는 근육세포가 망가지면서 점진적인 근위축과 근쇠약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 혈액에 존재하는 근육 효소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 유전형에 따라 60가지 이상의 개별 유전자 질환으로 분류하며, 가장 흔하고 잘 알려진 두셴형 근디스트로피는 남자아이 35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로 보행이 가능한 기간을 평균 2~3년 정도 연장할 수 있고, 심장·호흡·척추 합병증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다른 대표적 소아 유전성 근육 질환은 선천성 근병증(congenital myopathy)이라는 병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출생 시부터 전신 근육긴장도가 떨어져 성장과 발달이 늦고, 수유 장애나 호흡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근육조직검사에서 나타나는 형태에 따라 네말린 근병증, 중심핵성 근병증, 중심 코어병, 근섬유형 불균형 등으로 분류하는데, 현재까지 40가지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다.

다만 아직 증상 및 진행의 정도를 호전시키는 치료제가 없어서 호흡, 영양, 관절, 척추 합병증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빈도는 드물지만 약물치료가 가능한 선천성 근무력증(congenital myasthenic syndrome) 환자와 임상 소견만으로는 구분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유전적 진단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dystrophy; SMA)은 척수에 위치한 운동 신경세포가 퇴행하면서 근육의 약화와 위축이 진행하는 병이다. 90% 이상의 환자에게서 SMN1 이라는 유전자의 결손이 발견되는 상염색체 열성 질환이다.

발병시기와 진행속도에 따라 1~4형으로 분류하는데, 6개월 이전에 발병하는 1형은 심한 근육 위축으로 인해 운동발달이 되지 않고, 삼킴과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 없이는 2세 이전에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유전자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국내에서도 치료 가능하며,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으므로 빠른 유전자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 소아 근육병, 1세 미만 사망 원인 35% 차지…완치 힘들어 평생 치료 대부분의 소아 근육병은 희귀질환이고, 때로는 중추 신경계 질환과도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초기 경험이 많은 소아신경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증상이 비슷해 보이더라도 원인 유전자에 따라 병의 진행 정도, 합병증 발생 여부, 그에 따른 예후와 치료방법이 매우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유전자 진단에 기반을 둔 치료제 개발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므로, 치료 가능한 소아 근육병을 조기에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병과 같은 희귀질환의 80%는 유전 질환이고, 50%가 소아 환자이며, 1세 미만 사망원인의 무려 35%를 차지한다. 대부분이 중증도가 높고 다양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하지만, 질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진단이 늦어지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장기간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

근육병은 대체로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증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 및 관리해주는 약물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위험신호를 파악하면 얼마든지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만큼, 희망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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