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는 풍경들 속에 흔적을 남긴다' 건축가 정은주, 이희원
[효효 아키텍트-140] 2019년 1월, 오드투에이는 서울시립대학교 내 이공계학부 전용공간인 '미래융합관' 설계 공모에 당선되었다. 당선작은 주변 시설물 간 접근 동선이 합리적으로 설계되었으며 미래융합관에 배치되는 도시과학대학(환경공학부), 자연과학대학(생명과학과), 화학공학과(공과대학) 등 3개 학부(과)에 대한 면밀한 층별 계획으로 효율적인 내부 공간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은주, 이희원 건축가에게는 모교이기도 한 서울시립대의 옛 공학관은 재학 중에도 별로 들어가 본 경험이 없을 정도로 건물 앞 공간과 관계성에 문제가 있었다. 중앙광장과 면해 있는 건물의 특성을 살렸다.
서울시립대 또한 전체적으로 캠퍼스가 이웃 주민들에게 열려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배치와 연결성에 중점을 두었다. 건물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전면에 다양한 레벌을 두었다.
대상 용지는 남측으로는 캠퍼스의 주 보행 동선인 중앙로, 북측으로는 캠퍼스 내 차량 순환도로(일방향), 서측의 본관 및 경사지, 동측의 제2공학관에 접해있다. 대학 주변의 단독 주택 주거 지역에서 진입하는 동측의 후문, 북측의 쪽문으로의 접근도 용이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지형적인 단절을 초래할 수도 있는 남북에 면한 도로와의 고저 차, 대학본부 앞 공지와 대지 간 높이 차를 활용하여 대상 용지 내에서 주요 동선의 평면적, 입체적 연결과 교차를 통해 대학 내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소통하고 융합하는 성격을 부여하고자 했다.
미래융합관은 전문 교육 연구시설과 캠퍼스의 마스터플랜에 따라 추후 개발될 대학본부 지하, 저층부 공간-미래융합관-제2공학관-배봉관으로 이어지는 외부공간 및 공공·공유공간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기존 대학 시설들이 주는 권위적인 접근 방식을 지양하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외관 디자인을 형성하는 루버는 협력업체들과 모크업(mock-up)을 만들었다.
알루미늄에 세라믹을 씌웠다. 한국의 대학 캠퍼스는 대체로 건물 유지 보수에 예산과 관심을 두지 않는 점을 감안, 준공 이후의 상황도 고려했다. 시립대는 외피가 노출 콘크리트인 법학관은 때가 끼어 노출콘크리트 물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작품은 단조로울 수 있는 입방체 공간의 중심을 비워 수평과 수직으로 연결되는 보이드 공간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계획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이며,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마감은 노출콘크리트와 석재, 로이 복층 유리, 세라믹알루미늄, 점토 블록을 적용했다. 2023년 준공 예정이다.
남편인 로버트 벤추리(Robert Venturi 1925~2018)와 함께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자 건축가인 데니스 스콧 브라운(Denise Scott Brown 1931~ )은 미국의 브라운대학 마스터플랜 작업을 하면서 "몇십 년을 주기로 대학은 그때의 교육 방식과 리프로그래밍이 되어야 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캠퍼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캠퍼스 내 흐름이다. 그 흐름의 중심은 역시 학생이다.
정은주와 이희원은 구축되는 과정이나 시스템을 건축으로 이해한다. 준공 이후의 낡아가는 과정도 건축이기에 '건강한 건축'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이희원은 2019년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글로벌 스튜디오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하였다. 참가한 40여 개 국가의 전시관을 통일성 있게 보여줄지를 고민했다.
[프리랜서 효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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