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월정사와 힙합

이수영 2022. 8.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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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8월 월정사 앞뜰.

대관령국제음악제와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는 그해 음악제 마지막 연주회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정통 실내악의 정수를, 목탁이 울리던 월정사에서 감상해 반전의 매력을 경험하게 했다.

그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월정사뿐 아니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등 성당, 교회, 산사를 순회하며 공연을 펼쳐 신도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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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8월 월정사 앞뜰. 고색창연한 팔각구층석탑을 배경으로 수준 높은 클래식 연주회가 열렸다. 대관령국제음악제와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는 그해 음악제 마지막 연주회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콘서트에선 조이 오브 스트링스와 메조소프라노 박선영이 출연,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의 곡을 선사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통 실내악의 정수를, 목탁이 울리던 월정사에서 감상해 반전의 매력을 경험하게 했다. 관객들의 환호는 경내를 가득 채웠다. 서양 실내악 앙상블과 천년고찰 앞마당이 드라마틱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월정사뿐 아니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등 성당, 교회, 산사를 순회하며 공연을 펼쳐 신도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달 초 월정사 성보박물관 일원에선 또 한 번 이색적인 무대가 연출됐다. 월정사와 문수청소년회가 마련한 ‘세계청소년명상페스티벌-미미콘서트’에서 유명 래퍼 사이먼도미닉, 진조크루 등 아티스트들이 힙합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쇼다운’ 우승팀 진조크루는 역동적인 비보이 안무를 선보였다. 리더 김헌준은 “춤을 추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 또한 명상이다. 무대에 올라갈 때 겁먹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명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등 종교에서 음악은 교리와 믿음을 전하는 중요한 통로다. 찬송가는 서양 음악의 근간이 되었고, 크리스마스 캐럴은 종교를 넘어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 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불교 대중화의 물꼬를 튼 원효대사는 스스로 유행가를 만들어 세상에 퍼뜨렸다. 음악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신비로운 연대감을 빚어내기도 한다.

월정사 공연은 종교를 떠나 오래된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문화재나 역사가 깊은 사찰들은 고이 모셔두고 성스럽게 바라보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품게 된다. 이 때문에 적막이 흐르는 죽어 있는 구조물로 인식되기에 십상이다. 고건축물을 생기 넘치는 명소로 변신시킬 많은 시도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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