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혁신위 놓고도 충돌, 지금 또 다른 분란 만들 때인가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당 혁신위 존폐를 두고 또 다른 충돌이 벌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17일 “당 비대위와 혁신위가 병립하는 현실은 이상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혁신위 해체를 주장했다. 그러자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안 의원은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와 혁신위는 각각의 역할이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비대위 출범 후 가까스로 진정되는 듯했던 여권이 또 다른 갈등과 혼란의 불씨를 안게 됐다. 혁신위 문제는 다음 총선 공천과 관련돼 있어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다.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해 만든 기구다. 당의 공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주 목적이다. 따라서 이 전 대표 반대편 사람들은 공천 문제를 이 전 대표가 만든 조직에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이 공천권을 놓고 다툴 때인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이겼지만 2개월 만에 당이 풍비박산 났다. 당대표였던 사람은 당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당은 더 큰 혼돈에 빠진다. 이미 내분이 심각한 상황에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 누구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분골쇄신하겠다”며 국정 운영의 전환을 예고했다. 대통령실 개편도 준비 중이다. 대통령의 변화 의지를 여당이 뒷받침하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나.
이 전 대표는 연일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난하고 있다. 18일에는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억울해하는 부분과 그가 주장하는 바는 국민이 익히 알고 있다. 더 이상 대통령과 그 측근을 감정 섞인 말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권당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가 취임 초반 맞이한 어려운 국면을 극복하고 제자리를 찾기를 바란다면 대통령의 체제 정비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만이라도 자중하는 것이 도리다. 국민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달라고 부여한 권력을 놓고 자기들끼리 다툼을 벌이는 꼴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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