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광주백화점에 에·루·샤 유치하겠다" ..명품 얘기 말고는 없나요?
‘광주·호남 지역 최초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입점 예정.’
지난 17일 신세계그룹이 광주광역시에 호남권 최초로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동시에 기존의 광주신세계 백화점을 대폭 확장해 대규모 프리미엄 백화점을 짓겠다고 밝히면서 내세운 보도자료 제목의 일부입니다. 광주·호남 발전을 위해 새롭게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개발을 추진하면서, 소위 3대 명품업체로 불리는 해외 브랜드 유치 계획을 앞세운 것입니다.
이날 광주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나온 질문도 당연히 “에루샤의 입점이 벌써 확정됐다는 얘기냐”였습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같은 브랜드 없이 이 정도 규모의 백화점 운영은 불가능하다. 유치하는 데 자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입점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유치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신세계그룹은 또 “현재 530여 개의 브랜드를 2배가량 확대해 총 1000여 개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는데, 더 많은 해외 브랜드를 입점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대한민국 대표 유통기업이 ‘에루샤’ 유치를 왜 전면에 내세우는지 짐작은 갑니다. 명품 브랜드를 많이 유치할수록 해당 백화점 점포는 더 많은 화제를 불러 모으고 매출도 늘어날 테니까요. 현재 전국에서 ‘에루샤’를 모두 입점시킨 백화점 점포는 6곳(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신세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입니다. 이 백화점들은 명품 판매 덕분에 압도적인 매출을 자랑해왔습니다. 신세계강남점의 매출은 전국 1위로 3년 연속 2조원을 넘겼습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출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쟁업체들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명품 확대한 불가피한 측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국내 대표 백화점들이 앞다퉈 명품 유치를 내세우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광주 지역 업체나 지역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키우겠다는 얘기는 한마디도 없으니까요. 오로지 해외 명품 유치 계획만 들려주면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광주·호남 발전을 위해 개발하겠다”고 주장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소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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