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위한 실험

원호섭 2022. 8. 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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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미국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고객과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회적 책무 이행을 기업의 목적으로 내세우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등 181명의 CEO가 서명했다. BRT는 1997년 기업의 목적을 '주주의 이익 제고'로 정하고 20년 넘도록 이 기조를 유지해왔는데 소득 불평등과 척박한 노동환경 등 부작용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한 경영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기조는 2020년 1월 다보스포럼으로 이어졌다. 다보스포럼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을 의제로 삼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구현을 이야기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 주주만의 이익에 몰두하는 자본주의는 재고돼야 한다는 게 논의 내용이었다. 2020년 2월,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업들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비슷한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비판도 만만치 않다. '좋은 얘기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들은 여전히 기업들이 주주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쇼'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16일부터 18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주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경영의 구현'이었다. 경영학자들은 비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가치를 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은 제조업으로 탄소배출이 많을 뿐 아니라 얽혀 있는 이해관계자들도 많다.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구현을 위한 최적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만이 갖고 있던 장점을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앞에도 'K'가 붙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산업부 = 원호섭 기자 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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