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짜리 홍수지도' 먹통이거나 미완성이거나
[앵커]
집중호우가 내리면 우리 동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는 홍수위험지도라는 게 있는데요.
정부가 100억 가까이 들여 만든 건데, 정작 이번 중부지방 폭우 당시에는 먹통이 됐습니다.
열흘이 지난 아직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김은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백 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록적 폭우였습니다.
["조심해, 조심해!"]
서울 한복판이 순식간에 물에 잠겨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김강/서울시 강남구/지난 8일 : "지금은 아예 잠겨버려서 (집에) 가기가 힘든 상황이에요."]
우리 동네는 괜찮을까?
시민들은 정부 홍수위험지도로 몰렸습니다.
지난 8일에만 접속 건수가 평소의 100배가량인 200만 건으로 폭주하면서 시스템이 다운됐습니다.
["확대가 더이상 안되네."]
지도가 확대되지 않아 구체적인 침수 위험지역을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시스템이 불안정해서 두 번 정도 다운이 된 겁니다. 일단은 확대 기능을 당분간은 막아놓고..."]
비의 양을 계산해 침수 위험 지역을 알려주는 내수침수위험지도도 문제였습니다.
반지하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일가족 3명이 숨진 관악구는 정작 이 지도에 빠져있습니다.
KBS 취재결과 지난해까지 완성된 내수침수지도는 전국 1,794개 읍면동 중 141개뿐.
전체의 8%만 완성된 겁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오래된 자료를 찾아 제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은 기준을 만들어 지도 제작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온전한 지도 서비스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국민 안전과 직결된 정보조차 전달하지 못하는 정부의 대응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환노위 : "아직까지도 복구가 안 되고 제대로 된 정보를 보지 못한다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한화진/환경부 장관 : "네, 저희가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좀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전체 사업 기간 9년 중 6년이 지났고, 투입된 예산만 100억 원에 이르지만, 지도는 아직도 먹통이거나 미완성입니다.
KBS 뉴스 김은재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 서다은/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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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재 기자 (eoe61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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