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도시 숲'의 의미

2022. 8. 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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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우리는 열대지방 기온보다 더 높은 폭염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도시 열섬현상(Heat Island)을 해결해 줄 숲이 광화문광장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당시 육조거리가 자리 잡았던 광화문광장 자리는 과거에도 강도는 다르지만 도시화 지역으로서 변변한 숲이 있었던 곳은 아닌 듯 싶다.

광화문광장 숲은 도시 중심에 그늘을 만들어 우리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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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우리는 열대지방 기온보다 더 높은 폭염을 자주 경험하고 있다. 열대야 현상도 이제 일상화되었다. 서울의 도심 기온은 주변 지역보다 평균 기온으로 5도나 더 높다. 기온 5도 차이는 하루에도 경험하는 일교차에 해당하지만 평균 기온 5도 차이는 위도 5°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매우 큰 차이다. 도심의 과도한 토지이용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도심지역의 도시화 정도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의 두 배 이상 증가한 영향보다 크다고 평가한다.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소나무 숲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느티나무 숲
이처럼 심각한 도시 열섬현상(Heat Island)을 해결해 줄 숲이 광화문광장에 들어왔다. 조선시대 당시 육조거리가 자리 잡았던 광화문광장 자리는 과거에도 강도는 다르지만 도시화 지역으로서 변변한 숲이 있었던 곳은 아닌 듯 싶다. 이처럼 긴 도시화 역사를 가진 대도시 중심에 새로 숲을 조성한 것은 빠르게 변해가며 인간 삶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시대에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참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그 의미를 되새기며 숲을 감상할 수 있도록 여기 조성된 숲들을 소개한다.
이창석 서울여대 화학생명환경과학부 교수
광장의 맨 북쪽에는 소나무 숲이 자리잡고 있다(사진 1).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숲이다. 그 옆에는 느티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사진 2). 자연에서는 계곡 입구에 자리를 틀고, 다소 인공이 개입되었을 때는 마을에서 정자로 사랑받던 느티나무들이다. 잔디밭 위에 외로이 선 소나무들과 달리 이곳의 느티나무들은 산딸나무, 때죽나무, 조팝나무, 작살나무, 화살나무, 비비추, 노루오줌 등과 어우러져 숲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광장 가장자리로는 참느릅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졌고, 그 밑으로는 수국, 말발도리, 백당나무 등이 참느릅나무들을 받쳐주고 있다(사진 3). 마가목과 복자기나무가 심어진 밑으로 가막살나무, 회양목, 마타리, 오이풀 등을 심은 숲도 면적은 넓지 않지만 정착해 있다(사진 4).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참느릅나무 숲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복자기나무-마가목 숲
그 옆으로는 상대적으로 넓게 참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사진 5). 마을 뒷동산에서 우리가 살던 마을을 병풍처럼 에워싸고 자리 잡아 흉년에는 보조식량으로 도토리를 제공하고, 추운 겨울에는 땔감을 제공하였으며, 농사일을 할 때는 유기질 비료를 제공하며 우리와 삶을 같이 해 온 숲이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그리고 떡갈나무가 모여 있다. 그 밑으로는 빈도리, 조팝나무, 작살나무, 화살나무, 백당나무 등이 어울려 있다.
이 숲을 지나면 최근 한 드라마로 인해 주목받은 팽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사진 6). 팽나무는 자연에서는 느티나무와 같이 계곡에서 숲을 이룬다. 그러나 평지까지도 내려와 마을 어귀나 바닷가에서 주민들의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주며 소원도 들어주던 나무다. 그들이 이곳 서울의 중심에서 백당나무, 철쭉꽃, 수국, 가침박달 등과 어울려 숲을 이루고 여러분들의 소원을 들어줄 준비를 마치고 있다.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참나무숲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팽나무숲
광화문광장 숲은 도시 중심에 그늘을 만들어 우리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숲이 만든 그늘은 그늘막의 그늘보다 더 시원하다. 증산작용을 통해 식힌 수증기를 뿌려주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물론 미세먼지까지 흡수해 쾌적함을 더해준다. 숲이 우리에게 주는 생태계서비스는 물질의 차원을 넘어 심미적 안정까지도 포함한다. 새로 단장한 광화문광장 숲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느껴보길 추천한다.

이창석 서울여대 화학생명환경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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