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 살려야겠단 생각뿐"..이례적 공개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추모식
[앵커]
1976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하다 북한군에게 도끼로 살해된 미군을 기리는 추모식이 올해는 공개 진행됐습니다.
군은 전우를 잃은 아픔을 되새기며 북한 위협에 맞선 대응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장윤희 기자입니다.
[기자]
태극기와 성조기 그리고 유엔사 국기 앞에 크고 동그란 미루나무 밑동이 보입니다.
당시 북한군은 이 나무의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미군 장교 보니파스 대위와 바렛 중위를 도끼로 잔혹하게 살해한 뒤, 미군이 진압하자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후퇴했습니다.
현장에서 생존한 김문환 예비역 소령은 "아직도 어제 일 같다"며 전우들을 추모했습니다.
<김문환 / 당시 한국군 JSA 중대장> "(북한은) 미군을 괴롭혀 한국에서 철수를 시켜야 적화할 수 있잖아요. (북한군 폭행으로) 얼굴이 엉망이 됐어요. 탁 나오려고 보니까 (북한군의) 도끼자루가 딱 내려오더라고, 내가 왼팔로 막았어요. 보니파스 대위는 얼굴에 도끼를 맞았는데 그 흉칙함은 내 일생에…유가족한테 가슴이 아파서…무섭다는 생각이 아니라 전우를 살려야한다는 그 생각 밖에 없는 거야, 군인이란 게 그런 건데…다시 (보니파스 대위의) 맥박을 짚으니까 안 뛰더라고…."
이후 미군이 폭격기와 항공모함까지 전개하며 미루나무 제거 작전을 펼치면서 한반도가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 나무는 결국 절단돼 치워졌고,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북한은 나중에 이 사건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유엔사는 매년 8월18일 무렵 개최해 오던 추모식을 올해의 경우 그 모든 과정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례적으로 공개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북핵 위협 등으로 엄중해지는 한반도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데이비드 레스퍼렌스 / 미2사단장>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북한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같이 갑시다. 파이트 투나잇!"
유가족은 한국에 추모 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ego@yna.co.kr)
#판문점도끼만행사건 #추모식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네이버에서 연합뉴스TV를 구독하세요
연합뉴스TV 두번째 유튜브 채널 [연유티] 구독하기
균형있는 뉴스, 연합뉴스TV 앱 다운받기
Copyright ©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