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없었던 희귀 유물..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 공개

김석 2022. 8. 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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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조선 후기 휴대용 해시계가 공개됐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과학기술 역량을 보여줄 뿐 아니라 예술성도 갖춘 진귀한 유물로 평가됩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꽃잎 네 장으로 이뤄진 받침대 위에 매달린 지구본 모양의 원구.

해가 떠 있는 동안 시간을 재는 데 쓰는 해시계 일영원구(日影圓球)입니다.

해 그림자를 이용하는 건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와 같지만, 한 곳에 고정해놓고 쓴 앙부일구와 달리, 가지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쓸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수평과 방위, 위도를 맞춘 뒤 해 그림자가 구멍 안에 들어가게 해서 시간을 확인하는 원리입니다.

꽃잎 모양 받침에는 글자와 넝쿨무늬는 물론 용과 항해 중인 선박까지 그려 넣어 격조를 더했습니다.

[이용삼/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명예교수 : "잘 만들어진 함이 있었겠죠. 보관함에 잘 보존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서 활용을 했을 것이고, 이것은 하나의 작품성까지 포함되어 있는 그런 시계예요."]

표면에 새겨진 글자를 보면, 고종 27년인 1890년 7월에 상직현(尙稷鉉)이란 사람이 만들었다고 돼 있습니다.

실록 등의 기록에 의하면, 상직현은 일찍이 수신사 일행으로 일본에 가 근대 문물을 접한 무관이었습니다.

이 유물은 일본 주둔 미군 장교가 소장하다가 최근 미국 경매에 나온 걸 우리 정부가 낙찰받아 환수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학계에 전혀 알려진 바 없는 진귀한 유물입니다.

[이용삼/충북대 천문우주학과 명예교수 : "과학적인 정교함뿐만 아니라 상당히 품위 있고 제작 시기와 제작자의 명과 낙관까지 있는 아주 완전한 그런 유물이다,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

긴 세월을 건너 고국으로 돌아온 이 귀중한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은주/그래픽:김석훈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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